Y-Best

음악취향Y Best 100 21위

봄여름가을겨울 『I Photograph To Remember』
1,57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93.06
Volume 4
레이블 동아기획

본 앨범의 부클릿에 이런 글씨가 적혀있다. “아직도 떨고 있을 동아기획 식구들”. 김영 사장이 대중적 호소력이 미미한 앨범의 최종 결과를 두고 적잖이 난감했던 모양이다. 실제로 당시 대중들은 타이틀곡 「영원에 대하여」의 내공이 예전만 못하다며 투덜거렸고, 봄여름가을겨울은 이 앨범으로 인해 스타로서의 위치를 상당부분 상실했다. 팬들마저 이들의 음악적 과욕을 나무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 돌이켜보건대 당시의 냉대는 모두 틀렸다. 이 앨범 전까지 봄여름가을겨울이 쌓아놓은 퓨전 가요는 단지 기나긴 서막에 지나지 않았건만, 사람들은 말랑말랑하고 쾌활한 과거의 히트곡들이 이들이 도달한 최고의 모습이라 착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판매고와 명성이 최고조에 도달해있던 시점에 봄여름가을겨울은 착각에 도전했다. 「알 수 없는 질문들」을 들어보라! 곡의 전체적 맥락에 과도하게 끼어드는 브라스, 키보드의 건조한 그루브, 김종진의 시니컬한 목소리는 의식적으로 대중의 밀착을 거부한다. 「잃어버린 자전거에 얽힌 지난 이야기」는 보컬이 사라진 뒤 중독적인 밴드의 합주를 보란 듯이 길게 늘어뜨리고, 「디밥」은 남이야 듣든 말든 생경한 로커빌리를 끌고 와 과거 속에서 진탕 논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마스코트라 할 연주곡에도 일말의 배려가 없다. 「이성의 동물, 감정의 동물」은 너무 과(過)하고 「기억을 위한 사진들」은 너무 불급(不及)이며 「페르시아 왕자」는 너무 화려하다. 그런데 바로 이 모든 것들이 김종진과 전태관 두 남자가 진정으로 완성하고자 했던 자신들의 소리였고 예술이었다. 이것을 미국의 녹음 기술과 세션을 빌어 드디어 현실화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역사에서 가장 밴드적이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가장 블루지하고 가장 풍부하고 농밀한 이 앨범을 한국의 관성은 외면해버렸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앞날을 맥 빠진 중견밴드로 예약해놓은 채로.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말없는 인사
    -
    -
    -
  • 2
    알 수 없는 질문들
    -
    -
    -
  • 3
    잃어버린 자전거에 얽힌 지난 이야기
    -
    -
    -
  • 4
    안녕, 또 다른 안녕
    -
    -
    -
  • 5
    기억을 위한 사진들
    -
    -
    -
  • 6
    노래야 퍼져라
    -
    -
    -
  • 7
    이성의 동물, 감정의 동물
    -
    -
    -
  • 8
    영원에 대하여
    -
    -
    -
  • 9
    그대를 위하여...
    -
    -
    -
  • 10
    페르시아 왕자
    -
    -
    -
  • 11
    디밥
    -
    -
    -
  • 12
    전도서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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