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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7위

9와숫자들 『서울시 여러분』

1,316 / 작성일 : 2019.12.30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11; Volume 4; 장르 팝; 레이블 오름 Ent.; 유통사 소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모두가 자기 할 말이 많은 이 시대에 가장 어려운 일은 그저 조용히 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음악은 항상 자신의 말을 한다. 위로도 응원도 각자의 언어와 표현으로 말을 걸어온다.

9와숫자들의 네번째 정규 앨범 『서울시 여러분』은 이 복잡한 도시에 사는 나, 혹은 내가 오늘 아침 지나친 누군가, 어제 내가 있었던 동네의 누군가의 얘기들을 가만히 들려주고 또 들어준다. 정규 앨범 발매 전 선공개 된 3장의 싱글은 각각 Part 1, 2, 3의 순서로 공식블로그에 초단편 소설과 함께 공개되었다. (클릭) 이 소설의 모든 주인공은 A씨로, 등장인물은 B, C씨 혹은 부모님, 아들, 딸들로만 지칭된다. 어느 면으로는 특별한, 하지만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이 소설 속의 A씨들의 이야기들은 각각의 별다른 하루 하루가 모여 누구나처럼 사연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 각각은 나처럼 이 복잡한 도시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된다.

그 이야기들을 들려준 다음 완성한 정규앨범 『서울시 여러분』에서는 「24L」를 통해 서늘한 이 각각의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오늘 우리 집 베란다에도 쌓여있는 2L 생수 12병으로도 "여기 집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곳에서", "여전히 고대하는 무언가를 위해" 사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가만히 들어주고 있다. 그래서 원곡과 달리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여러분”의 리메이크는 이 평범한 이야기의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다양한 음악으로 위로와 응원을 받아왔지만, 빚으로 빚은 빛아래 평범하게 사는 내 이야기 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앨범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A씨들을 지나치며 A씨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2L 생수 5병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복잡한 도시에 사는 많은 이들이 이 앨범을 통해 위로를 받기를 바라며, 한 편으로는 숨 쉴 틈 없는 지하철 안에서 지중해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