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hoice

올해의 앨범 4위

림킴 (Lim Kim) 『Generasian』
1,61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10
Volume EP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림컴퍼니
유통사 유니버셜뮤직코리아
공식사이트 [Click]
림킴의 『Generasian』은 '동양+여성'이라는 하위주체(subalten)의 재형상화 과정을 ‘충분히 시도되었을 법한 음악’으로 보여준다. 이제껏 더 많이 들렸어야 했던 (잠겨 있던) 목소리들을 수면 위로 깨우고, 자기답게 말하는 법을 하나하나 익히며 드러내는 모양새다. 기존 케이팝-여성-보컬리스트에게 강제된 시스템에서 일탈한 뒤 3년 만에 내놓은 EP에서 그는 ‘세련된’ 케이팝이 선택할 수 없던 조합으로 케이팝 시장이 외면해온 주제를 K-적으로 표현한다. 동양 고유의 무언가란 ‘있지만 없다’라는 사실을, 동양적인 서양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가 선택한 전략에서 음향(의 이미지들)은 동서양의 전형이 불균질하게 서로 개재(介在)해 있다. 우리가 서양의 발화 형식(여기서는 악곡의 구성과 창법)을 따르므로 서양적이지만, 우리 안에는 (서양의 체계와 명명 바깥에 있다고 정의되는) 동양적 요소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동양적 요소 중 어떤 것들은 납작하게 눌린 채로 먹혀들고, 어떤 것들은 구분과 배척의 재료로 먹혀든다. 그러나 귀엽고 수동적이면서도 요염해야 할 동양 여성이, 동양인에게 주어진 탈을 쓰지 않고 틀 밖의 재료로 노래할 때, 그는 납작해지지도 않고 배척될 수도 없이 온전해진다.

단순히 서양에 침윤된 팝의 구조에 동양의 소재나 주제를 끼워 넣는다고 해서 동양적인 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Mong」과 「Yo-Soul」이 동양적 내면세계와 환상성의 전형을 직역한 결과에 가까운 데 비해, 유일하게 한국어 가사로 만든 「민족요 : Entrance」는 고유어와 고유 악기가 전면에 도드라지고 번역할 수 없는 정조를 소리와 가사로 풀어놓았다. 전자는 동양적 세계관의 전범을 서양의 (음악)언어로 소개하려는 몸짓처럼 읽히고, 후자는 개인의 뿌리에 대해 고민하고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며 원형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Digital Khan」이 서양음악의 전범을 따르면서 (‘동양의 위협’이라는 편견을 전유한) 메시지 전달에만 집중한 데 비해, 「Yellow」는 적극적으로 동양적 음색과 음계와 음향효과와 음성을 동원해 인종/젠더 억압이 이중·삼중구속으로 작용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풀어놓았다. 이런 여러 방법론의 열거는 뮤지션/퍼포머로서 다층적인 욕망과 정체성을 탐구하고 고민하는 과정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자기 내부의 다양성 층위를 폭넓게 실연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림킴이 고민한 자신의 교차성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 또는 확장돼 다뤄질지는 모르지만, 『Generasian』은 앞으로 케이팝이자 아시안 팝이자 팝인 음악들이 무엇을 은폐해서는 안 되는지를 고발하고, 2020년대라는 새 시대가 풀어야 할 문제의식을 제시한 작품의 하나로 평가될 만하다.
 

Credit

[Staff]
Produced by 노아이덴티티
Mixed & Mastered by 노아이덴티티
판소리 코러스 by 전주판소리콰이어
A&R by 박서회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민족요 : Entrance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달로
    노아이덴티티
  • 2
    Yellow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 3
    Mong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 4
    Digital Khan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 5
    Yo-Soul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 6
    민족요 : Exit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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