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Beatles. ‘예술’ 을 시작하다

The Beatles 『Rubber Soul』
1,23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65.12
Volume 6
레이블 Parlophone

* 이 글은 음악노트(musiknote.com)에도 실렸습니다.


『Rubber Soul』은 비틀즈 앨범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 다음은 『Abbey Road』(1969) 그 다음은 『The Beatles』(1968), 그리고 『Revolver』(1966)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1967) 순이다. 그러고 보니 저 걸작들에서 벌어진 모든 '혁신'은 결국 『Rubber Soul』부터였다. 야심찬 로큰롤러에서 ‘예술'을 하기 위해 조금은 다른 길을 택한 네 남자의 첫 발. 아메리칸 정통 소울을 동경하는 자신들의 소심한 질투를 앨범 제목으로 쓴 비틀즈의 실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보라. 첫 곡부터 환상이다. 1965년 10월12일 작업에 들어가 12월3일 이 음반을 완성해낸 그들의 패기가 모타운 비트를 먹인 「Drive My Car」에 실려 뜨겁게 질주한다. 이 곡은 전작인 『Help!』(1965)까지 고수한 로큰롤 노선을 알앤비라는 옆길로 살짝 틀어 다시 Chuck Berry와 Little Richard를 만나러 가는, Beatles 입장에선 의미 있는 시도이자 중요한 도약이었다. 그리고 그 시도와 도약은 밴드를 넘어 팝 역사에까지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반해 소설로까지 써버린 포크 블루스 트랙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에서 George Harrison이 연주한 시타르(Sitar)가 팝 앨범에 최초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In My Life」의 피아노 연주가 테이프 회전수를 바꾼 것과 더불어 본작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George Harrison의 두각은 단순히 시타르 연주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두 곡(「Think for Yourself」 「If I Needed Someone」)을 써냈고 아름다운 화음을 자랑하는 「Nowhere Man」과 박력 있는 「The Word」에선 John, Paul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작곡자로서 당당했다. 더 이상 Beatles의 그림자가 아닌 송라이터로서 실존을 맛본 George Harrison이 중요한 이유는 이후 장기하가 「내 사람」으로 오마주 한 「Taxman」과 시타르를 전면에 내세운 「Within You Without You」, 화이트 앨범의 가장 인상적인 낭만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그리고 『Abbey Road』를 더욱 아름다운 앨범으로 만들어준 「Something」과 「Here Comes the Sun」을 우리가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곡들을 사랑하는 글쓴이 입장에서 이만큼 감격스러운 일은 일찍이 비틀즈 역사에 없었다.


물론 이 앨범에서 가장 뜨거운 지점은 역시 Paul과 John이 스쳐간 곳이긴 하다. 각각 「Michelle」과 「Girl」의 멜로디로 천재성을 발휘한 둘은 「What Goes On」에 겨우 이름을 올린 Lingo Starr를 더 작아 보이도록 했다. Julie Taymor가 Beatles에게 바친 자신의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2007) 첫 장면에서 괜히 「Girl」을 쓴 게 아닐 것이다. 도피하며 성찰하는 John Lennon의 쓸쓸함이 본격화되는 이 곡이 이 작품의 중추였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Rubber Soul』은 『Beatles For Sale』과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린 앨범이었다. 하지만 그 때와 다른 건 그들이 투어와 TV출연보다 레코딩 작업, 더 정확히는 어레인지와 엔지니어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험과 혁명은 바로 이 때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일들은 당신과 내가 아는 그대로이다. 역사와 평단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극찬을 쏟고 공을 돌리고 있지만 만약 『Rubber Soul』이 없었다면, 이라는 중요한 가정은 외면하는 듯 보인다. 그 가정을 하는 순간 사실상 팝 역사는 완전히 새로 쓰이는 것인데 말이다.


Credit

[Member]
John Lennon : Lead, Harmony and Backing Vocals, Rhythm and Acoustic Guitars, Electric Piano
Paul McCartney : Lead, Harmony and Backing Vocals, Lead, Acoustic and Bass Guitars, Piano
George Harrison : Lead, Harmony and Backing Vocals, Lead, Rhythm, Acoustic and Bass guitars, Sitar on 「Norwegian Wood」
Ringo Starr : Drums, Tambourine, Maracas, Cowbell, Bells, Cymbals, Hammond Organ on 「I'm Looking Through You」, lead vocals on 「What Goes On」

[Staff]
George Martin : Production, Mixing, Piano on 「In My Life」, Harmonium on 「The Word」
Norman Smith : Engineering, Mixing
Robert Freeman : Photography
Mal Evans : Hammond Organ on 「You Won't See Me」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Drive My Car
    McCartney with Lennon
    McCartney with Lennon
    -
  • 2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
    Lennon with McCartney
    Lennon with McCartney
    -
  • 3
    You Won\'t See Me
    McCartney
    McCartney
    -
  • 4
    Nowhere Man
    Lennon with McCartney and Harrison
    Lennon with McCartney and Harrison
    -
  • 5
    Think for Yourself
    Harrison
    Harrison
    -
  • 6
    The Word
    Lennon and McCartney with Harrison
    Lennon and McCartney with Harrison
    -
  • 7
    Michelle
    McCartney
    McCartney
    -
  • 8
    What Goes On
    Lennon and McCartney with Richard Starkey
    Lennon and McCartney with Richard Starkey
    -
  • 9
    Girl
    Lennon
    Lennon
    -
  • 10
    I\'m Looking Through You
    McCartney
    McCartney
    -
  • 11
    In My Life
    Lennon
    Lennon
    -
  • 12
    Wait
    Lennon and McCartney
    Lennon and McCartney
    -
  • 13
    If I Needed Someone
    Harrison
    Harrison
    -
  • 14
    Run for Your Life
    Lennon
    Lennon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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