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8-3] 악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악뮤 (AKMU) 『항해』
10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9
Volume 3
장르
레이블 와이지 Ent.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오디션 쇼를 통한 10대 시절의 데뷔, 그리고 대형 기획사 YG에 소속되어 진행된 활동까지,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행보는 메이저 가요 시장에서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특별한 성공의 과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처음부터 그들이 뮤지션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가 충실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랄함과 감성적 요소에 모두 충실한 보컬 역량을 보여준 이수현과 모든 노래의 기본인 좋은 멜로디를 만들 줄 아는 이찬혁의 송라이팅 재능이 레이블의 색깔과는 별개로 YG가 그들을 선택한 이유였기 때문이다. 신보 『항해』(2019)는 이찬혁의 전역으로 연속성 있는 활동의 걸림돌을 제거한 후 발표한 정규작으로, 내심 기대했던 기존 YG의 색채가 덧씌워지지 않은 성년의 '악뮤 사운드'를 제대로 꺼내놓기 시작했다. 밴드형 팝-록 사운드에 기반한 이번 앨범 속에서 특히 빛나는 이 발라드 트랙은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이 지닌 재능의 본질이 정말 잘 녹아있는 곡이다. 무엇보다 스케일 큰 편곡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곡 전체를 두 사람의 보컬의 감정선에 청자가 따라갈 수 있게 완성한 프로듀싱도 칭찬할 수 밖에 없다. 섬세하고 여린 슬픔까지 자연스레 표현하는 이수현의 보컬 역시 「오랜날 오랜밤」(2017)시절보다 더 성숙함이 느껴진다. 좋은 보컬, 좋은 멜로디, 좋은 편곡의 삼위일체가 완벽한 2019년 최고의 팝 발라드라고 감히 말해본다. ★★★★

 

[김용민]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 곡은 2년 전에 이미 만들어진 곡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회사의 사정 때문인지, 기존 곡을 타이틀로 내세워서 급하게 컴백했고 매우 익숙한 향기가 난다. 앨범 전체를 살펴봐도 번뜩임보다는 80년대 몇 곡, 90년대 몇 곡, 2000년대 몇 곡 할당되어 있는 듯이 시대별 느낌이 딱딱 정해져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악동뮤지션의 목소리가 얹어져있고 그냥 그 곳은 안락하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기시감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에서 절정을 이룬다. 악동뮤지션이 아무리 진정성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팀이라 해도 감성은 소모되기 마련이다. 물론 계절에 맞춘 멜로디 톤 조절과 두 보컬의 하모니는 보다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결론이 쉽게 선다. 다만 이수현에 대한 의존도는 훨씬 심화되었고 악동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은 희미해짐도 분명하다. 이수현이 《비긴어게인》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른 발라드 노래를 불러도 이 곡과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이수현의 성장사를 보면 언제나 엄지를 치켜 올려도 아깝지 않지만, 음악이라는 틀로 봤을 때 악동뮤지션의 몇몇 부분이 아쉬워지는 곡이다. 대중적인 익숙함이, 평가를 함에 있어서 물음표로 변하는 대표적 예시. ★★

 

[열심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느려진 속도감과 여백입니다. 공간을 연출하거나, 전략적으로 특정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비워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곡이 담는 쓸쓸함과 상실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작곡과 구성을 고민한 결과물에 가깝죠. 이전과 다른 방향의 주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룬 프로듀서 이찬혁의 재능은 역시나 이번에도 빛이 납니다. 선명하고 안정적이며 흡인력을 가지는 이수현 보컬의 강점 또한, 이찬혁이 만들어낸 이 여백과 맞물리며 극대화됩니다. 데뷔 때부터 이 팀이 보여준 발랄하고 독보적인 정체성 - 제도권에서 벗어난 작곡을 보여주는 이찬혁과, 딱히 결점이 없는 보컬리스트 이수현 친남매 조합 - 은 원체 공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들이 ‘성숙’을 표현하는 데에 어느 정도는 (아티스트나 청자 모두) 저항감이 있지 않겠나 생각도 들었었고요. (아역배우의 성인식 같은 거랄까요) 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다음을 증명해 냈습니다. 이 곡을 단순히 ‘신파 발라드’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통사 파워나 잡아돌려 차트 위로 올리는 기획성 발라드곡들이 지닌 ‘무차별적인 신파’ 속에서, 이 곡의 (자기 내면으로 파고드는) 집중력은 더더욱 남다르게 보입니다. 동요와 가요를 오가는, 다른 별에서 떨어진 듯한 아이디어와 멜로디가 뿜뿜하던 데뷔 때와 비교하면, 90년대 발라드스러운 관습적인 멜로디라인이 몇 군데 귀에 밟힙니다. 하지만 이 곡의 여백미와 느린 전개에서 이런 ‘익숙한’ 지점들은, 친절하게 곡의 정서를 리드하는 포인트 역할을 해줍니다. 전반적으로 ‘상실감’이라는 주제를 다루되, 자기 감정에 섣불리 취하거나 극적인 신파로 흐르기보다는 적당히 관조적인 시선을 취하며 ‘정서’ 자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조동진류의 곡들이나, (특히 2집 시절의) 검정치마의 정서를 닮기도 했습니다. 네, 이번 앨범이 그 변화와 성취가 분명한 작품인 만큼, 그 ‘다음’ 또한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결과물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뭐, 늘 재능과 성취가 분명했던 팀이니만큼, 딱히 우려가 되진 않지만요. ★★★★

 

[유성은] 전작 『사춘기 하』(2017) 에서 이미 예고되었던 성숙과 복받치는 감정의 갈무리가 신보 『항해』에서는 더욱 깊게 이루어졌다. 특히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가진 감정의 폭은 '라면'를 외치던 두 남매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시간이 가면서 슬픔의 감정마저 담아 더 영롱해진 수현의 맑은 미성에 결코 이별만큼은 감당할 수 없다는 찬혁의 처절한 멜로디와 가사가 더해져, 기존의 장난스러움과 재기발랄함의 조화를 넘어선 완성된 발라드의 모습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신보의 곡들은 해병대 생활 중에 틈틈이 만든 조각의 멜로디들과 단편의 가사들을 이어서 붙인 곡이라 했다. 그래서, 오히려 억지로 짜내서 팔려고 만든 감정의 덩어리같은 발라드들이 차트에 창궐하는 와중에도, 그들의 영향권에서 최대한 벗어나 우리가 청춘이라 부르는 모습에 가장 가까운 풋풋한 싱글이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던 악동뮤지션이나 이찬혁의 재능이 '평범한 발라드 메이커'로 격하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분명히 존재한다. 제목이 이렇게 길지 않았다면, 악뮤의 2년만의 복귀작이라는 측면이 부각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작금의 으스스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음원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과대평가된 곡이기도 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이찬혁
    이찬혁
    이현영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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