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Zine

체인리액션 #2 : 『Features / Creatures』 작업기

685 /
음악 정보



“최대한 정제된 결과로 들리도록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 먼저 정규앨범 발매 축하드리면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겠다. 결성 후 정식 발매까지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 사실 곡들은 어느 정도 초창기에 완성이 되어 있었다. 큰 틀에서 더 넣고 싶은 곡이 생겼는데, 앨범 전체 흐름 안에서 곡들을 넣고 다듬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또 멤버들이 연주나 곡에 대한 이해에 있어 어느 정도 숙련된 상태에서 레코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시간이 지났다.

 

: 색다른 방식으로 녹음을 해보고 싶었다. 건물 지하실에서도 해보고, 아예 합주하듯이 한 곳에서 라이브 세션을 진행하면서 사운드 소스를 받기도 했다. 이런 소스들을 섞고, 거기에 주요 파트별로 레코딩을 한 번 더 해서 이번 앨범의 사운드를 완성했다.

 

: 크레딧을 보면 녹음실이 두 군데로 되어 있는데? (편집자註. 블랙키 스튜디오와 플레이드게코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 녹음실 자체는 두 군데가 맞고, 지하실은 사운드 테스트를 위해 시도했었다. 자연적인 리버브를 많이 사용하고, 인위적인 느낌을 최대한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공연이나 합주의 느낌을 그대로 두고 싶었다.

 

: 첫 정규앨범인데, 앨범 제작에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었나? 꼼꼼하게 작업하느라 작업이 길어졌다고 앞서 언급했는데 괜찮았는지?

 

: 녹음하는 기간 동안 지칠 때는 있었다. 사운드 완성도 때문에 서로의 의견 차이가 생기고, 이것이 길어져서 조금 지겹다고 해야 하나? 같은 곡을 계속 몇 년 간 연주했었던 것 같다.

 

: 말한대로 각기 다른 녹음 방식의 정형화되지 않은, 우리가 시도하고 싶었던 사운드를 내기 위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돌이켜 보면, 결론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 지칠 때 즈음 되면 한 번씩 으쌰으쌰하고 다시 해나가고 그랬다. 그 과정이 좋았다. (웃음)

 

: 으쌰으쌰할 때는 술을 많이 마시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웃음)

 

: 녹음을 거의 3년 가까이 했다. 밴드가 추구하는 사운드가 있고, 서로 동의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걸 찾아가는 데에 있어서 원하는 방식의 녹음실이나 조건, 비용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주어진 예산과 조건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많이 시도했다. 실패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어도 그때마다 밴드가 조금씩 성장하고, 녹음을 할 때마다 밴드 사운드도 탄탄해졌다.

 

: 진짜 너무 오랫동안 작업을 했다. 중간에 지치기도 했지만 이렇게 앨범이 나와서 좋다.

 

: 앞뒤로는 기존 싱글이 배치되었는데, 기존 대비 소리가 명료하고 날카롭게 녹음이 되었다. 녹음 시 톤을 어떤 식으로 다듬었나?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세훈과 둘이 1차적으로 방향을 잡고, 멤버들과 이를 논의하며 보완했다. 처음 논의할 때부터 세훈과 내가 각각 원했던 바가 달랐다. 나는 조금 더 러프하고 날 것 같은 사운드를 원했다. 세훈은 하드코어지만 팝처럼 들릴 수도 있는, 누가 들어도 덜 부담스러운 음악을 원했다.

 

: 세훈님이 많이 이기신 것 같은데. (일동 웃음) 깔끔하게 톤이 잡혔다. 다른 분들은 지금의 방향에 동의한 것인가?

 

: 멤버들 간 논의한 내용을 믿었고, 특히 세훈이가 한 번만 믿어달라고 했다. 이쪽 일을 오래 하기도 했고 오래 했던 멤버여서 안 좋은 방향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결과에 만족한다.

 

: 이번 녹음의 결과가 괜찮게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완전히 무혁 형 스타일로 러프했다. 물론 그 버전도 나름의 맛이 있었다. 다만 앨범으로 냈을 때 듣는 사람 모두가 러프한 사운드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정제된 결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강하게 제 의견을 어필했다. 초창기 스크리모와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사운드 부분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며, 최신의 사운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다.

 

: 기타 포지션인 무혁님과 정배님의 역할 배분은 어떻게 했는지?

 

: 보통 공간계가 필요한 구간은 제가 치고, 모드 계열을 정배가 리드했다.

 

: 서로 추구하는 기타 스타일이 다르다. (웃음) 쉽게 말하면 무혁은 펜더에 펜더를 쓰고, 저는 깁슨에 마셜을 쓰고. 그렇게 느낌이 다르다. 그런데 이렇게 추구하는 사운드가 아예 다르다보니 오히려 잘 버무려지는 거 같다.

 

: 첫 앨범에서는 정배가 추구하는 사운드가 더 묵직하니, 전반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 베이스를 치는 기선-정배-저까지 리드하는 음역대가 다르다보니, 연주를 거듭해가며 각 파트가 더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 작곡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 내가 큰 틀을 만들고 멤버들과 편곡 방향을 정한다. 곡의 흐름과 앨범 전체 흐름을 봤을 때, 이 곡이 앨범에서 어떤 영역(바운더리)을 차지할지 미리 생각하고 작업한다. 한 곡, 한 곡이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앨범 하나를 잘 완성해내고 싶었다. 너무 유치하거나 지루한 것은 싫었고, 최대한 정제된 결과로 들리도록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작곡을 최대한 치밀하게 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서 다음에는 더 치밀하게 해보고 싶다.

 

: 녹음이나 앨범 작업에 있어서 다른 분들의 접근 방식이나 자세도 궁금하다.

 

: 라이브와 비슷하게 하려 했다. 톤도 라이브 톤 그대로 잘 살리려고 했다.

 

: 무혁과 겹치는 포지션이다보니, 작업을 리드하는 무혁이 원하는 사운드와 플레이를 내기 위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 앨범 수록곡들의 구성과 전개, 아이디어가 복잡하다보니, 우선 최대한 기본인 박자를 잘 맞추자 했다. 그 다음으로는 녹음할 때마다의 감정을 실어 라이브의 감성으로 연주했고 이를 앨범 제작 과정에서 녹이려 했다. 사운드 같은 경우 무혁과 이야기 해서 악기를 하나씩 구매해서 녹음 전까지 세팅을 다 하고 녹음을 들어갔다.

 

: 일회용이 아니라 실제 라이브 때도 다 사용하고 있다. (웃음)

 

: 스네어도 그렇고 심벌도 이거저거 써보다 이게 딱 어울리겠다 싶으면 하나하나 구매하며 나만의 세트를 만들어갔다. 지금 제 드럼 세트는 심벌을 예로 들면 크러시가 하나 라이드가 두 개가 있다. 한국에서 밴드 신에서는 많이 안 쓰는 세팅이다. 개인적으로, 오른쪽에서 쓰는 심벌을 라이드로 하는데, 그게 제 맘에 들어서 이 세팅으로부터 원하는 사운드를 찾아냈다.

 

: 저희는 장비와 앰프를 다 사서 들고 다닌다. 우리 사운드에 대한 고집이기도 한데, 부족하더라도 우리 사운드를 내기 위해서 예전 라이브 할 때부터 들고 다녔다.

 

: 우리 모두 동의하는 바인데, ‘우리의 사운드’가 라이브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일본이나 해외 팀들을 보면, 시스템이 잘 되어있기도 하지만 장비 또한 자기 것을 확실하게 쓴다. 우리 사운드를 내려면 우리 장비를 가져가야 한다 해서 맨날 앰프 두 개, 드럼, 이펙터들 하며 다 가지고 다니고 있다.

 

: 그래서 매번 투어 갈 때마다 고생이다. (웃음)

 

: 앨범 작업 과정에서 다른 분들도 의견을 개진하는 편인가?

 

: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이고, 그에 따라 변경도 한다.

 

: 처음 무혁 형이 밴드를 결성할 때 앨범 몇 장까지는 자신의 뜻대로 해보고 싶다고 했고, 그것에 대해 크게 다른 이야기는 안 했다. 잘 따라가고 있다. 처음부터 생각이 뚜렷해서 믿고 가는 부분이 있다.

 

: 처음부터 구상한 것이 있다보니 그것을 하나의 시리즈물과 같은 작품처럼 끌어당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멤버들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시작했다. 지금은 최초에 구상한 앨범 시리즈 외에 싱글을 중간에 내고 싶은데, 이 싱글은 멤버들과 더 같이 작업을 해서 송라이팅 과정부터 주제도 공유해가며 해보고 싶다.

 

: 크레딧을 보니 인스트루멘탈 서포트가 있다.

 

: 공연 기획, 렌트, 스튜디오 연습할 때 등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시다. 예를 들어 공연할 때 앰프가 필요한데 흔쾌히 대여를 해주시는 상황 등 여러 도움들이 포함됐다.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 활동 때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고, 지금도 많이 주고 계시다. 늘 감사한 분들이 많다.

(계속)
 


Editor

  • About 정병욱 ( 11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