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8-4] 피해의식 「Heavy Metal Is Back」

피해의식 (Victim Mentality) 『Heavy Metal I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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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4
Volume 1
레이블 비타민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내가 묵묵히 제 길 가는 밴드를 좀 더 신뢰하는 이유가 있다. 영리하게 음악 하는 밴드는 출루에 대해 궁리한다. 그러나 우직한 밴드는 안타라도 날린다. 그 안타가 결국 판을 뒤엎는다. 이 곡을 들으면서 든 생각이다. 이 곡의 리프와 사운드는 다분히 복고적임에도, 전혀 진부하지 않다.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이 풍자 이상으로 진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가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그들의 공력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디엄을 굳건히 세웠을지언정, 클리셰에 포섭되지 않았다. 이 곡을 듣는 내내, 밴드가 미뻐서 뿌듯했다. 이 뭉클함 속에는 미련따윈 없다. 그들은 세상을 향해 헤비메탈을 외칠 자격이 있다. ★★★★☆

 

[김성대] ‘취향’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취향은 지극히 사적이고 또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다. 극단으로 가보자. 아이돌과 헤비메탈. 헤비메탈을 듣는 사람들은 아이돌을 '유치하다' 폄훼하고 아이돌을 듣는 이들은 헤비메탈을 시끄럽고 '병신같은' 음악이라고 까 내리기 일쑤다. 나는 피해의식의 이 곡을 그 둘의 입장을 화해시키기 위한 장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음악은 하나였는데 장르라는 놈들로 이리저리 찢기면서 음악은 뜻하지 않은 경계와 감시의 놀이터로 변한 것이다. 헤비메탈이 돌아왔다는 것은 ‘헤비메탈도 좀 들어 달라’는 절규와 다를 것이 없다. 헤비메탈도 음악이다. 쓸데없는 편견 따위는 좀 버리고 '음악'에 집중해보자. ★★★☆

 

[김성환] 자체제작한 첫 싱글 「매직 핑거」(2013)의 발매 후 피해의식은 베이스-드럼을 갖춘 '제대로 된 포맷의 헤비메틀 밴드'가 되었고, 작년 《잔다리페스타》에서의 좋은 대중적 반응은 그들을 SXSW까지 다녀오게 만들었다. 이제 현지에서의 흥미로운 반응을 국내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첫 정규작이 나왔다. 그들의 음악에 대해 '연주의 아쉬움'과 '영혼 없는 유머감각'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의 포맷은 미국에서 현재 Steel Panther같은 밴드가 지향하고 보여주는 것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식 글램 메틀이 추구한 마초 섹스 판타지를 21세기의 블랙유머를 섞은 방향으로 추구한 것이 애초부터 피해의식이라는 밴드를 지켜보고 지지했던 이들의 만족감의 근원 아니었던가. 이 타이틀 트랙은 앨범 전체에서 가장 연주력과 가사의 블랙 유머가 잘 어우러진 곡으로 첫 음반 속 수록곡인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의 감동에는 약간 뒤질지 몰라도 밴드와 앨범의 정체성을 대변하기에는 최적의 트랙이다. 특히 손경호의 리프와 솔로는 듣는 이를 1980년대의 추억으로 확실히 되돌아가게 만든다. ★★★☆

 

[김용민]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당황스러운 곡들이 많이 있다. 「사면발이」, 「발기」 같은 제목 뿐만 아니라, 「Girl group」의 당황스러운 도입부까지. (남자들은 모른 척 하지 말자.) 그나마 가장 정상적일 것 같은 타이틀 「Heavy Metal Is Back」마저 가사를 들춰보면 눈을 질끈 감아버릴 것 같은 민망함이 다가온다. 모양새는 백두산 2집 『KING OF ROCK N ' ROLL』 과 같은 자신감 충만한 연주지만, 내면속으로는 한없이 약해지는 나약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여지없이 비춰주고 있다. 헤비메탈 분야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B급 빈정거림의 표본이며, 모밴드가 공짜 공연으로 퉁치려 했던 ‘록의 대중화’에 대한 힌트를 제대로 제시하고 있는 복합적 의미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헤비니스 계열에서 이렇게 가사에 집중해야 하는 음반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금 가벼운 의미에서 말이다. ★★★☆

  

[열심히] 당신이 80년대 락키드나 그 씁쓸했던 시절의 잔재라면, 도저히 냉정하게 감상할 수 없는 곡입니다. 근자감과 자조를 뒤섞은 팀만의 쓰디쓴 유머와, 80년대의 차트를 지배하던 메탈 음악의 클리셰들을 자랑스럽게 꺼내드는 호방함이 뒤섞인 이들의 음악은 더없이 뜨겁고, 웃기고, 애잔합니다. 지뢰밭처럼 뻥뻥 터지는 컬트 유머와 팀이 지향하는 시대사조(?)를 보다 선명한 해상도의 보컬과 연주로 듣고 싶다는 기술적인 아쉬움 정도가 남는데, 현재로서는 이조차도 (의도치 않게!) 이들의 ‘자조섞인 상황 연출’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Heavy Metal Is Back」이라는 제목이 이토록 유쾌하고 피끓고 짠할 줄이야. ★★★★

 

[조일동] 1980년대 헤어메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큰 웃음, 빅 재미'를 보장하는 곡이다. Steel Panther가 그 시대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세대(1960년대 생이 멤버 대부분)가 과거의 영광을 기리는 동시에 조소한다면, 피해의식은 그 시대를 선배나 형들에게 들었던 멤버들이 전설의 뒷얘기들을 '낄낄'대면서도 부러워하는 모양새다. 중요한 건, 이런 시도를 담은 음악이 1980년대 그 음악의 위용에 꽤나 가까이 다가가 있다는 데 있다. 『매직핑거』와 비교해보면 리프와 기타 솔로, 코러스와 버스의 멜로디, 리듬의 안정감과 카우벨의 잔재미 등 일취월장한 밴드를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이들의 패러디는 어설프지 않다. 소위 '쌍팔년도 메탈'의 유쾌한 재림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Heavy Metal Is Back
    크로커다일
    손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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