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이 곡을 듣고 나서, 서인국이라는 ‘가수’가 흥미로웠다. 자신의 가사를 바탕으로 한 노래는 서인국이 그동안 어필하지 못했던 그루브를 마음껏 살리는 데 집중했고, 이는 적절한 편곡과 더불어 시너지 작용을 했다. 어찌할지 몰라 힘을 다해 불렀던 지난날과 달리 적절히 자기의 톤과 텐션을 지키며 전개하는 것에서 그가 이 모든 일들에 대해 강박없이 진행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를 잘 생각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변신의 흔한 함정인 ‘변신에 대한 강박’에 속지 않은 또 하나의 케이스가 여기 있다. ★★★☆

[김성환] 《슈퍼스타K》(2009)가 만든 최초의 우승자가 이후 가수 활동을 이어간 지도 7년이 지났다. 그간 대중적 히트곡을 꾸준히 발표했음에도, 《응답하라 1997》(2012) 이후에는 배우의 이미지가 좀 더 강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슈퍼스타K》에서부터 R&B 성향의 보컬을 보여주었기에 이 곡과 같은 트랩 비트가 강한 R&B 트랙을 소화한다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으며, 『Perfect Fit』(2012) 의 수록곡 「Bad」처럼 흑인음악의 지향을 보다 강화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발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이트함과 여유로움을 자유롭게 오가는 비트와 리듬, 강하게 튀어나오는 훅 파트의 멜로디 라인도 훌륭하지만, 자연스럽게 가사의 플로우를 전달하는 매끈한 보컬이야말로 비로소 그가 보컬리스트로서 한 단계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이다. ★★★☆

[김용민] '연기자 서인국'이라는 각인이 이번 싱글에 편견을 가져다 주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랜만의 싱글이라 보컬, 연주, 리듬감 등에서 나름의 주춧돌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했을텐데 전혀 어색하지 않다. 트랩 비트는 심심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부드러운 흐름을 유지하고, 관능적인 보컬에 덧댄 오토튠의 흔적은 꽤나 테크니컬한 면모를 드러낸다. 물론 가장 최근 유행하는 장르고, 아직까지 확연한 차이점을 보인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슈퍼스타K》에 머물러 있는 많은 이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한방이다. 가수로서 지치지 않겠다는 다짐에 믿음을 보낸다. ★★★☆

[유성은] 전작 「너라는 계절」(2016)이 Phil Collins를 연상시키는 영국 스타일의 발라드 곡이었다면, 「Bebe」는 킵루츠, 페시네이팅과 함께 만든 퓨쳐R&B로 급선회했다. 작곡진의 조합은 가리온의 「이야기」 같은 곡처럼 일렉트로닉의 요소에 힙합, 알앤비가 가미된 최근 조류를 앞서서 구현해내는 팀으로, 이 곡 또한 연장선 상에 서 있다. 보컬의 섬세한 매력보다는 템포감 있는 비트로 구성된 BGM의 촘촘한 구성이 돋보이며, 그 와중에 놓치지 않은 멜로디 라인의 애절함이 곡의 모호한 분위기와 맞물려 관능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서인국이 이런 장르의 소화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가 강하게 읽히는 변화와 미래의 트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