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68-2]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야광바다」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야광바다』
1,03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0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정병욱] 「야광바다」의 가사는 불투명한 추상이자 환상이며 어렴풋한 감상이지만, 이를 부연하는 오지은의 글은 뚜렷한 추상이자 구체적인 구상이며 분명한 의지를 내포한다. 두 텍스트 간 간극은 노래에 대한 이해의 단서가 될까, 혼란의 단초가 될까. 어느 쪽이든 본 싱글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말은 된다. 첫 번째로 그것의 의미 있음은 기나긴 산문체의 밴드 이름 속 ‘향’이라는 글자와 관련 있다. 긴 이름 안에 이름보다 더욱 긴 사연과 복잡다단한 철학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밴드가 이름을 통해 내세우고 싶은 자기 정체성은 향(scent)과 향(sound)을 모두 내포하는 한 글자 ‘향’으로 압축 가능하다. 곧 굳이 ‘잔향’을 강조하거나 그것이 “끊이지 않는다.”고 가정하지 않아도, 그 속에서의 ‘우리’라는 주체를 내세우지 않아도, 향은 그것을 인식하는 1인칭 주체 곁에서 자연스레 발생하고 머무는 존재이자 물질로서 시차와 여운을 발생시킨다. 향을 의식한 안다영의 송라이팅과 불가해한 가사, 음 하나하나를 신중하고 의미 있게 짚어내는 밴드의 연주는 사운드와 정서 사이 여음과 감정의 간극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안다영이 밴드 이전 시기부터 능숙하게 활용한 극적인 서사와 이를 조율하는 노래의 긴 호흡, 깊은 성찰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제와 이를 결코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시적 가사가 그 핵심이다. 반대로 그것의 교착은 사실 이것이 듣는 이에게 익숙한 노래의 구조라는 사실로부터 발생한다. 이제는 키치가 돼버린 듯한 포스트락이나 슈게이징의 일정한 형태, 즉 정적인 서주와 영롱한 멜로디, 중간마다 삐져나오는 기타의 노이즈 톤, 길이와 형태를 종잡을 수 없는 후주의 대폭발 및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의 나열은 지극히 양식화된 아름다움이다. 그럼에도 규정을 부정하고 스스로 약속된 형태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밴드의 자의식과 실제로 종종 다른 형태를 보이는 트랙들, 그로 인해 도리어 「야광바다」의 정격이 의식과 무의식 사이, 안무와 춤 사이 어느 편에 속해 있는지 종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노래에 대한 쉬운 해석을 지양하게 하고 그만의 혼란스러운 자의성을 강화한다. 노래보다 더 난해할지 모를 비루한 평을 뒤로 하고 가장 확실한 결론을 남기자면, 「야광바다」가 짧은 모티프로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일관된 서사로 채우고 있음에도 그것이 절대 지루하지 않은 서사를 이룬다는 것, 안다영의 얇지만 강단 있는 보컬과 몽롱한 사운드의 조합은 분명 인상적이라는 것이며, 반면 일순의 사운드 임팩트나 신선함은 아직 서사의 충분한 매력을 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

 

[차유정] 어둠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한 점을 찾아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듯, 섬세한 움직임들의 향연 속에서 가늘고도 신비하면서도 시원한 색감을 뿜어낸다. 반복되는 동일한 음률들을 예민하게 인식하기보다는 전부 흡수해 버림으로서 쾌감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살짝 묻어나는 듯도 하다. 의도했든 안했든 이러한 몽환적인 감각은 안정적으로 안착에 성공한 것 같다. 느낌과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역시, 작게 숨어있는 감각들로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싱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야광바다
    안다영
    안다영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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