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7-3] 엄정화 「Ending Credit」

엄정화 『The Cloud Dream of the Nine 』
1,42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2
Volume 10
레이블 CJ E&M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메이저 언론의 막연한 찬사의 호칭을 걷어내면, 엄정화의 가수로서의 '하드웨어'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림이 좀 있다. 그러나, 그녀는 한국 댄스 팝 디바들 중 어느 누구보다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 25년간 엄정화의 주변에는 (데뷔에 기여했던 신해철을 포함해) 항상 그녀의 음악을 채워주고 싶어하는 음악계의 고수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어느덧 이제 그녀도 그 고수들을 잘 활용해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총괄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두 편으로 나눠 공개된 『The Cloud Dream of Nine』 은 바로 이러한 그녀의 능력이 더 여유롭고 풍성해졌음을 확인시켜준다. 특히 곡 선택의 면에서 보다 멜로디를 중심에 놓고 대중성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미디움 템포의 1980년대식 일렉트로닉/신스팝의 기운이 가득한 이 곡을 역동적인 그루브나 BPM이 빠르지 않음에도 타이틀로 삼은 이유가 바로 그 '멜로디의 전달'을 중점에 뒀기 때문이다. 일단 프라이머리와 수란이라는 젊은 작곡가들의 힘이 복고적 매력을 잘 끌어올렸고, 그 위에 오랜만에 자신의 보컬을 잘 녹여내는 엄정화의 능력도 매우 노련해졌다. 역시 노력이 전제된다면 경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유성은] 엄정화라고 하면 왠지 Kylie Minogue가 떠오른다. 두 사람이 자국의 대중음악계에서 차지하는 포지션, 섹시한 분위기와 능숙하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하는 능력, 최근엔 항암 치료를 이겨낸 전력이 겹쳐지면서 더욱 그러하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근원엔 전세계적인 히트를 했던 Kylie Minogue의 싱글 「Can't Get You Out of My Head」(2002)와 이번 곡의 이미지가 비슷하다는데 있다. 두 곡 다 중독성 있는 장르인 레트로-신스팝으로 전개된다. 또한 요즘 국내에서 소소하게 유행하는 시티팝의 영향력도 느껴지며, 프라이머리가 최근 작업한 곡들 중에도 유독 가장 서늘하고 어반한 넘버이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 이전보다 목소리에 잔떨림이 많아졌는데, 전개되는 사운드 위에 보컬과 이중적으로 기계음을 덧칠해서 이런 부분이 눈에 띄지 않게 한 배려도 느껴진다. 최근 유행하는 메이저 대중음악신의 곡들과 다르게 비트가 다운된만큼 좀더 담담하지만, 가사에서 오히려 더 슬프고 쓸쓸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는 곡이다. 「배반의 장미」(1997)나 「Festival」(1999)의 폭발력있는 넘버들과 대비되는 모던함은 쿨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나타낸다. ★★★☆

 

[차유정] 신스팝의 시작과 아름다움이 찬란하게 끓어올랐던 80년대를 어렴풋하게 반추하게 만드는 도입부를 지나면 날카롭고 청순하게 다듬어진 엄정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전적이든 아니든 시간의 허무함과 절망을 또렷하고 차갑게 어필할수 있는 사람은 이제 그녀밖에 없어보인다. 다만 이렇게 시간을 반추하며 지금의 아픔을 토로하는 분위기의 곡이라면 굳이 지금의 아티스트와 격을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자기 혼자 소화할수 있는 장르가 존재했을것 같은데, 그 부분이 약간 희미하다. 세대를 초월해 합을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가 약간 슬프게 다가올만큼 자신을 계속 담금질하는 모습도 보이는것 같아서 슬프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야 할 시점도 반드시 있는 법이다. 용기를 조금더 내주었으면 좋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Ending Credit
    행주, 프라이머리
    프라이머리, 수란
    프라이머리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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