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9-4] 윤종신 「Urban Night (feat. Kingo Hamada)」

윤종신 『2024 월간 윤종신 4월호』
12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4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유통사 드림어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2010년부터는 《월간 윤종신》이라는 브랜드의 디지털 싱글을 규칙적으로 발매하고, 이를 묶어내어 『행보 윤종신』 시리즈의 정규앨범으로 발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의 2024년 4월 싱글. 윤종신이 발표한 ‘시티팝’적인 곡들의 출발점은 「Welcome Summer」(2017)라 할 것이다. 그 후 「Summer Man」(2018), 태연이 피쳐링한 김현철의 「춘천가는기차」(2019)의 시티팝 편곡 커버 등 7080 일본 시티팝 리바이벌을 지향한 곡들을 해마다 한두곡씩 꼭 발표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그의 음악적 관심은 (일본 시티팝 매니아들에겐 『Midnight Crusin’』(1982)앨범으로 이미 유명한 뮤지션인) Kingo Hamada (濱田金吾)가 작곡한 노래들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곡은 「기분」과 「생각」(2020), 「Happy Rainy Day」와 「Summer Drink」(2022)에 이어서 두 사람이 5번째 함께 호흡을 맞춘 트랙이다. 그간의 협연곡들에서 두 사람은 근래 한국 인디씬의 시티팝 리바이벌이 보여주는 미디 신시사이저 활용을 통한 재현이 아닌, 당시 방식의 세션과 녹음 방식의 고수에 방점을 두어왔다. 예를 들어 전자가 신스팝적 화려함과 베이스 그루브가 과하게 앞으로 튀어나오는 화려함에 치중한다면, 후자의 편곡은 보컬을 해치지 않고 파트 연주가 나서고 빠짐이 명확한 밴드 세션의 정석을 지킨다. 특히 이 곡에서는 그간의 다른 곡들에 비해 부드럽게 블루지한 기타 연주가 보다 더 전면에 나서고, 윤종신의 보컬도 보다 끈끈함을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일본식 ‘시티팝’의 전형적 특성보다 80년대 J-Pop 연주자들이 동경한 Steely Dan이나 Boz Scaggs의 감성에 더 가까워진 결과물이 나왔다. 과거의 사조를 모방에서 끝내지 않고, 그 원류와의 협연으로 당대의 뮤지션이 추구했던 방향성까지 캐치하여 녹여낸 훌륭한 레트로 팝 트랙이라 생각한다. ★★★☆

 

[유성은] Kingo Hamada와 윤종신의 5번째 협업으로 탄생한 이 곡은 이른바 시티팝 리바이벌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Kingo Hamada를 위시하여, Yamashita Tatsuro(山下達郎), Takeuchi Mariya(竹内まりや), Oda Kazumasa(小田和正), Matsutoya Yumi(松任谷由実), Kadomatsu Toshiki(角松敏生), Onumki Taeko(大貫妙子) 등 2010년대에 들어서 세계적인 주목을 다시 받기 시작한 시티팝 명인들이 기반에 깔고 있는 것은 일본만의 독자적인 팝, 즉 ‘뉴뮤직’이다. ‘가요곡‘ 즉, 트로트, 엔카에 스탠다드팝, 재즈, 가곡이나 클래식이 섞여있던 쇼와시대 기성가요의 흐름이 1970년대에 이르러 변화를 맞이한다. 포크, 락, 팝, 퓨전재즈, 그루브, 소울, CCM까지 뭉뚱거려 혼입하며 탄생한 ‘뉴뮤직’. 버블 시기 거대한 자본과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의 빛나는 창작으로 일본 팝 시장은 가요곡 및 영미팝시장으로부터 독립하여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뉴뮤직의 한갈래로 대도시의 화려함, 낭만, 공허함, 쓸쓸함 등의 감정을 모두 아우르는 작사/작곡/프로듀싱이 빚어낸 완성도 높은 작품들은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바래지 않는다. 현 세대의 아티스트들이 당시의 결과물인 시티팝만을 디깅하여 재창작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전개와 방식이 유사할 뿐 그 안에 함유된 수많은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당연히 결과물을 들었을 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윤종신이 직접 시부야로 건너가 Hamada Kingo 그리고 그의 세션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여 내놓은 이번 결과물은 오리지널 뉴뮤직과 시티팝 리바이벌의 흐름을 잘 담아내어 아날로그 연주와 보컬이 모두 하나의 작품으로 잘 조화시켰다. 특히 여름과 잘 어울리는 시티팝이 지금의 이례적인 더위와도 만나, 낭만과 분주함, 고독과 허무함이 동일 비율로 공명하는 우리의 유사 버블 시대를 잘 비추어준다. ★★★★

 

[조일동] 시티팝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음악은 초기엔 일본식 AOR(Adult Contemporary Rock)에 가까웠다. 다만 미국의 AOR(Adult Contemporary Rock)이 제목 그대로 록의 성격을 남겨둔 채 팝과 퓨전재즈를 더한 음악이었다면, 일본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오밀조밀한 멜로디를 퓨전재즈와 디스코/훵크 편곡으로 풀고 그 위에 록의 색을 옅게 더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T-Square와 Casiopea같은 자국의 훌륭한 퓨전재즈에 Steley Dan의 세련된 팝과 Electric Light Orchestra의 매끈함, The Cars의 (가벼운) 질주감을 더해낸 음악이 탄생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네온사인이 많은 도시 도쿄의 정서와 그 도시를 벗어나고픈 (그래서 더 도시적인) 정서가 묘하게 더해진 음악이었다. 21세기 시티팝의 부활은 라운지뮤직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부 DJ의 취향에서 출발했지만 유튜브 알고리즘과 연결되며 빠르게 퍼졌다. 지난 몇 년 사이 시티팝을 내세운 음악이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과도하다고 느껴질 만큼 소비되었다. 윤종신 또한 그 흐름에 합류하는데, 다시 Kingo Hamada를 파트너로 삼았다. 전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Hamada의 어쿠스틱 기타 리듬 커팅이 곡 전체를 끌고 간다. 어쿠스틱 기타를 시작으로 역시나 전면으로 나서지 않는 연한 슬랩과 플러킹으로 감칠맛을 더하는 베이스, 1970년대 말 Al Di Meola를 연상시키는 톤 메이킹의 기타는 살짝 라틴 스타일을 흘리며 (하지만 절대로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초기 시티팝 정서를 더한다. 여기에 퍼커션과 색소폰 솔로가 더 입혀졌다면 1980년대 시티팝의 가장 전형적인 스타일이 완성되었을 것이다. 신시사이저를 사용하지만 어쿠스틱 기타 리듬 커팅이 곡을 끌고가면서, 또 신스 베이스 대신 리얼 베이스를 연주하되 이를 강조하지 않으면서 닮은 듯 요즘 시티팝과 다른 음악이 완성되었다. 윤종신의 목소리는 어떤 연주 위에 얹어도 윤종신이다. 발음도 정확하다. 이는 가수에게는 어떠한 경우에도 강점이다. 윤종신의 목소리가 등장하면서 연주의 섬세함보다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자리하기 때문이다. 발음을 흘리고 더 풍성한 배음을 써가며 멜로디를 밀고 당기는 스타일로 이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상상해봤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윤종신 노래처럼 들리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다. 절제의 정서가 꼭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절제의 미가 필요한 스타일의 음악이 있다. 이 노래가 딱 그렇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Urban Night (feat. Kingo Hamada)
    윤종신
    Kingo Hamada
    Kingo Ham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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