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곡의 주제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세션이 이 곡의 가장 큰 장점이다. 어떤 감정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은 채 자연스레 감정을 고조시킨다. 익숙하다기보다는 차라리 자연스럽다고 표현해야 할 작법으로 한 계단씩 밟아나가며 선명하게 챙긴다. 그래서인지 후회로 깊어지는 자리도, 후회로 시작되는 일말의 희망도 곡 안에 모두 깊이 스며들었다. 도약으로 건너 뛸 수 있었을 대목도 침착하게 풀어나간 덕분에 더 깊은 감정이 드러날 수 있었다. 깊게 말하는 노래가 지니는 특유의 침착함을 이 노래는 저절로 체득했다. ★★★☆

[유성은] 가스펠적인 코드 전개와 먹먹한 오프닝을 조합하여 신비로운 곳을 향하는 어드벤쳐 영화의 세계관으로 듣는 이를 능숙하게 이끈다. 회한과 그리움의 감정은 곡 후반을 향할수록 점점 더 짙어져, 종국엔 장엄한 엔딩을 맞이한다. 보컬 윤민의 목소리가 가진 힘이 대단하다. 한편으로 순수하고 또 한편으론 올곧게 능숙한 목소리가 이 곡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삽입곡 처럼 신비롭게 구성된 사운드의 힘도 신인들의 것이라고 보기 힘든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장르는 다르지만, 얼핏 유희열의 연주곡들에서 느껴지던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는 곡이다. ★★★☆

[차유정]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다 절정에서 폭발시키는 스타일임에도 은은하고 세련미다 넘친다. 노랫말에서 인간힘을 쓰고 해야말 할을 골라낸 흔적도 느낄 수 있고, 최대한 나의 말과 감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있는 힘껏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왠지 모를 처연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풀어 놓았다고 해도 화자가 드러내고 싶었던 슬픔이 줄어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약간은 감정적적 해소를 더해도 좋았을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