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78-1] 250 「Bang Bus」

250 『Bang Bus』
81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12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유통사 카카오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프로모션 비디오의 충격은 잠시 옆에 두고, 음악부터 귀 기울인다. 익숙한 뽕짝 사이로 신시사이저의 은근한 뉘앙스가 묘한 형국을 만든다. 또한, 투박한 샘플링을 비롯한 자리에서도 은근히 섬세한 음의 배분이 드러난다. 그렇게 점차 뽕짝 특유의 기율을 구멍 내며 다른 결론으로 이끈다. 이 곡이 단순히 '연주음악'이 아닌 하나의 오롯한 '트랙'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개성을 한껏 절제하면서 개입한 덕분에, 되려 뽕짝 리듬 구조 안에 숨어있는 어떤 지평이 깨끗하게 들린다. ‘성인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음악으로 깔끔하게 던지는 게 좋았다. 늪 속에서 질척이며 썩어가는 질문 하나를 나름의 주관으로 비교적 깔끔하게 살렸다. ★★★☆

 

[김성환] 2000년대 말 드라마 음악 제작을 시작으로 댄스 클럽의 DJ, BANA 소속으로서 이센스, 김심야 등의 곡 프로듀싱, SM의 리믹스 작업 참여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쳐온 250(이호형)의 신곡. 흥미롭게도 그는 지금부터 5년 전 12월 말에 자신의 실질적 첫 번째 정규앨범의 타이틀과 주제를 『뽕』으로 정하고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선언을 했었다. 그 실천을 위해 ‘뽕을 찾아서’라는 본인의 ‘뽕끼체험’ 유튜브 영상 시리즈를 만들어 올리기도 했고, 이박사의 트레이드 마크 추임새들을 샘플링한 「Spring」(2017), 「이창」(2018)을 그간 선공개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완결된 결과물은 아직 미완성 상태. (2022년을 목표로 작업중이라 한다.) 그 대신 세 번째 선공개 트랙인 이 곡이 매우 파격적인 ‘미성년자 관람불가 버전’의 뮤비까지 제작해 함께 공개되었다. 앞서 공개된 트랙들이 ‘뽕’의 스피릿을 아직 맛만 보는 단계의 조금 세련된(!) 곡이었다면, 이번 트랙에선 드디어 ‘관광버스 메들리’가 가진 ‘뽕’의 그루브가 일렉트로닉 언어로 완벽하게 구현되었다. 분명 관광버스에서 듣던 사운드의 전개가 맞는데, 서구 전자음악의 신스음이 달려주고, 단순한 전자 키보드로 찍어내던 그루브가 베이스-퍼커션 샘플로 대체되는 이 묘한 느낌. 마치 육류 매니아가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를 먹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Devo와 이박사가 관광버스에 올라타서 함께 춤을 춰도 될만큼 동서양의 그루브가 제대로 융합된, 나름 진지한 사운드가 맘 속의 웃음보를 터지게 하는 2021년 말 최강 일렉트로닉 트랙이다.    ★★★★

 

[정병욱] ‘미치다’.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혹은 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4년 전 『뽕을 찾아서』 1화 공개 이후 계속해서 진정한 ‘뽕’을 찾아 헤맨 250의 긴 여정은 드디어 나름의 정답에 다다랐거나, 또는 남다른 정신세계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로트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애먼 분석에도 가장 뒷전이나 다름없었던 문화와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정서를 더듬는다는 점, 장르의 육화된 성질을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절대 지난 감각을 고스란히 재현하지만은 않는 완성도 높은 편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익숙한 사운드와 후킹한 멜로디, 가장 대중적인 레퍼런스로 꼽히는 이박사의 그것보다 더 빠른 BPM과 잦은 반복에도 조금씩 변주하며 착실하게 분위기를 고조하고, 그때그때 전환하는 서사와 사이마다 삽입한 재치있는 이펙트 사운드가 이 곡의 의의를 지탱한다. 그 작업이 무척 진지하다고 해서 당연히 괜한 무게를 잡지도 않는다. 하드코어 테크노나 스피드 개러지의 한국식 변용이나 왜곡이라는 표현보다 적합한 수사는 뮤직비디오 영상 그대로 재미와 씁쓸함, 왠지 모를 처연한 슬픔까지 곁들인 블랙 코미디일 것이다. 한창 본능에 충실하다가 이내 누구로부터 달아나는지, 무엇을 쫓는지 알 수 없이 온갖 바닥을 뒹굴며 내달리는 백현진의 열연은 그저 이 노래의 쌍이 아니라 저마다의 현생에 대한 적절한 모사다. ★★★★

 

[차유정] 원하지 않는 감정의 동요를 통해 모두를 같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기분 나쁘게 드러내는 상업 뽕짝에 일침을 가하는 출사표를 던진다. 음울하고 청승맞은 비트를 넘어서 해학을 통한 모험의 페이지가 인간에게는 어쩌면 필요하다는 것을 단순집약적이고 신나는 비트의 반복을 통해 역설한다. 욕구에 결말로 향해가는 한 인간의 고군분투와 다소 건조하게 빨간조명 아래에서 키보드를 만지는 화자의 모습이 어색하게 마주보고 있는 지점 자체가 그가 표현하고 싶었던 뽕짝의 세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재미있는 반복과 인간 곤욕의 드라마가 같이 펼쳐는 그런 순간 말이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청취하시기를.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Bang Bus
    -
    250
    250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62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