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욱] 데뷔 싱글 이후 3년 동안 공식적으로는 채 열 곡이 되지 않는 싱글을 발표했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하고 싶은 말은 충분해 보인다. 곡마다 통일된 분위기 아래 좋은 프레이즈와 선율을 뜻밖의 진행이나 아이디어로 엮는 데 거침이 없다. 게다가 이번 노래의 경우, 과거 보컬의 에너지가 분명 발휘돼야 하는 구간에서 충분히 힘을 받지 못하는 구간이 보였던 일부 전작과 비교해 보컬의 힘을 조율하거나 보컬 코러스 레이어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더욱더 영리해진 구성이 눈에 띄기도 한다. 보컬 활용 및 존재감이 선명해짐에 따라 발랄한 주제 의식과 감성이 더 빛을 발한다. 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계속해서 기대하게 한다. ★★★

[조일동] 꼼꼼한 이음매를 자랑하는 편곡에서 노래를 만든 세 사람의 성격이 느껴진다. 찬찬히 고민하며 쌓아 올린 낸 비트 위에서 매끈한 가성과 내공 가득한 바이브레이션의 진성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장면이 반복된다. 마치가 좋은 보컬리스트인 것은 이 모든 장치들이 어떤 부담으로 작용해서 과하게 들리지 않는데다, 이 낙차를 청자가 자연스레 따라가게 끌고 나간다는 사실에 있다. 깊은 훅을 가진 브릿지가 한 번 정도 치고 들어 왔더라면 어땠을까 싶다가도, 현재의 청량한 구성이 무너질 수도 있었겠다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