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제목이 주는 한가함과 여유로움이 태만함과 더불어 하드한 블루스록의 나긋한 기운을 주는 듯도 하지만, 배드램 하면 떠올리는 흔치 않은 원숙함은 역시나… 하는 감상을 준다.

[조일동]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위대한 밴드가 걸었던 길을 살펴보자. 하나같이 멤버 각자의 음악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 성장의 합이 4가 아니라 4의 제곱 아니, 그 이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시기를 거쳤다. 배드램은 개별 멤버의 성장과 비교할 수 없는 밴드 자체의 성장을 이루어내는 중이다. 또 하나 위대한 밴드의 교훈은 네 멤버의 개성이 뾰족뾰족 부딪히고 찔러가며 결국 넷이 아닌 한 밴드의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에 있다. 기타는 와와를 더 밟으며 치고 나가고 싶고, 드럼은 더 멋진 필인을 곡 사이에 계속 심고 싶으며, 베이스는 더 그르렁 울리고 싶고, 보컬은 더 숨죽이다 더 폭발하고 싶다. 부딪힘의 성장통이 밴드를 갈라서게 만들지 않는 선에서 밴드는 계속 커갈 수 있다. 웃자라고 끝나는 밴드의 슬픈 사정은 성장통에 있다. 코로나19로 한껏 움츠러들었던 2021년 음악 애호가에게 환상적인 위안의 시간을 건낸, 말 그대로 미친 성장을 보여준 배드램의 성장통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성장의 결과물을 정규앨범으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