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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싱글 3위

김동률 『황금가면』
38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5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뮤직팜 Ent.
유통사 카카오 Ent.
공식사이트 [Click]

「황금가면」


 

[김병우] 김동률은 늘 그랬다. 바리톤에 가까운 보컬로 「꿈속에서」(1997)를 부를 때에도 그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보컬을 사용했다.  「기억의 습작」(1994)이 지닌 가사의 미로를 청자들이 유유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공력만큼이나 잠재력 넘치는 그의 보컬 덕분이었다. 그는 수도 없이 자신의 대지를 정지(整地)하면서 끝없이 위로 솟구친다. 그에게 ‘뮤지컬이 어울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과정을 생각보다 과소평가한다. 그러나 ‘정지’ 작업이 있기에 그는 여전히 가슴 뛰게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남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곡은 그 공식에서 나아가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조소하는 뉘앙스를 곳곳에 심는다. 그래서 활공 또한 유별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고, 거기서 벗어나 자신이 지금 디디고 선 곳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비교적 처절하게’ 노래한다. 물러설 수 있는 역량과 당위가 충분히 있는데도 그는 여전히 사람들을 마주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직장인들을 향한 위로’니, ‘김동률 스타일의 변화’를 말하기 이전에 이 점을 먼저 언급해야 이 곡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냉소는 아무것도 만들지 못한다’라는 주장을 온몸으로 설파하는 그는 여전히 존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과장 조금 보태서) 대한민국 음악신에 여전히 그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이아림] 가면의 속성은 얼굴을 가림으로써 정체를 숨기는 의뭉스러운 것이지만, 미디어 속 히어로들은 의로운 행동을 하면서도 하나같이 독자적인 가면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김동률은 황금이란 요소를 더해 4년 만의 신곡을 발매했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김동률을 영화 《건축학개론》(2012)의 삽입곡 「기억의 습작」의 주인공으로, 혹은 라디오 DJ로, MBC 대학가요제부터 전람회-카니발-베란다프로젝트로 떠올릴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함을 거쳐 그를 정의하는 것은 ‘발라드 가수’란 이미지다. 이는 「취중진담」(1996), 「아이처럼」 (2008) 등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곡들이 대부분 사랑에 근간을 둔 서정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김동률 특유의 음색과 엷게 비브라토가 섞인 보컬이 깊은 속내를 고백하는 듯한 진솔함을 더하며 앞선 정서와 잘 어우러진다는 사실은 애절한 이미지를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황금가면」은 상당히 새롭고 의외성이 짙은 곡이다. 장조로 가득한 쾌활함이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이 곡이 예상 밖의 음악으로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곡이 밝기 때문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내포한 곡 「출발」(2008)을 보면 밝은 분위기라는 사실은 동일하나, 해당 곡을 표현하는 방식은 나긋하고 차분하다. 이와 달리 「황금가면」은 극적인 동시에 역동적이다. 가사에 맞춰 소리를 내지르듯 가창하는 방식과 스트링과 금관 악기 등 많은 사운드가 치고 빠짐으로써 텐션의 고저를 오가는 다이나믹한 전개가 이를 증명한다. 이렇듯 김동률의 색다른 면모를 곡의 '구조와 형태'라는 프레임으로 보여줬다면, 여전히 변치 않은 점은 곡에 깃든 세밀함과 음색이다. 하나의 곡에 드럼과 퍼커션, 피아노와 신시사이저, 키보드같이 유사성을 가진 소리와 수많은 악기의 혼재에도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조율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군데군데 등장하는 백보컬은 도입부의 피아노 화음으로 다가올 풍성함을 예견하는 사이, 예열을 마친 후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거나 웅장하게 클라이막스를 표현하기도 한다. 겹겹이 쌓은 목소리를 일상에 지친 화자가 스스로 깨어나고, 달리며 빛난다는 이야기에 맞춰 다채롭게 활용하는 것도 익히 알려진 그의 섬세함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특히 저음에 강점을 보이는 김동률의 목소리를 브라스가 뒷받침하며 중후한 맛까지 더해 노래를 더욱 힘차게 만든다. 한 편의 오피스물을 보는 듯한 뮤직비디오 역시 감상의 재미를 더하는데 파워레인저란 히어로에 빗대어 반전을 꾀한 독창성도 좋지만, 현실을 고증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듣는 이를 응원하는 힘이 뛰어나다. 자신의 청춘이 지나갔다고 여기는 이라면 울컥 치밀어 오를 곡이며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스케일보다 소소한 삶을 다루고 있음에 벅차오른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황금가면
    김동률
    김동률
    황성제, 김동률, 정수민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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