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1-1] 바비 「무중력 (feat. Chanmina)」

바비 (Bobby) 『Sir.Robert』
14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2
Volume 3
장르 힙합
레이블 143 Ent.
유통사 지니뮤직, 스톤뮤직 Ent.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소속사 이적 후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그 중에서도 바비가 그간 발매한 싱글과 EP에 신곡까지 더해 정규로 발표하는 빈도는 가장 공격적입니다. 거칠게 밀어내는, 타감이 강한 특유의 랩 스타일은 그 특성 상 다소 뭉게지는 딕션이나 단조로워지는 플로우 패턴 등의 단점이 공존할 수밖에 없고, 이 곡에서도 그러한 장단점을 일정 부분 유지합니다. 다만, 미니멀한 트랩 비트부터 드럼앤베이스의 빠른 속도감, 일어와 한글을 오가며 날 선 톤을 구사하는 Chanmina의 참전에 이르기까지, 꽤 산만하고 비정형적인 구성이 바비 특유의 단조로운 랩 패턴을 상당 부분 상쇄합니다. 여러가지로 밸런스를 맞추기보다는 특유의 스타일에 비트와 전개를 맞춘 듯한 인상인데, 전작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본인의 랩 스타일에 잘 맞는 배경을 세운 듯 합니다. ★★★

 

[유성은] 커리어 내내 가사에서 언급하던 무중력을 곡의 제목으로 삼았다. 묵직한 기계음의 비트가 기어를 조였다 풀었다 속도를 조절하면서 긴장감있는 분위기를 리드미컬하게 풀어간다. 바비의 영어, 한국어, 챤미나의 영어, 한국어, 일어까지 다양한 언어로 내뱉는 분노가 듣는 귀를 쉴새없이 때려댄다. 곡이 가진 공격성이나 분위기에서 에픽하이의 「Born Hater」(2014)가 떠오르기도 한다. 대중적인 장치와 장르보다 감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힙합으로 솔로 활동의 방향성을 분명히 한 앨범이다. 특히 일본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Chanmina가 뾰족한 일어로 "이 재능/ 혈통 때문에 받은 질투/ bashing/ 니들이 말하는 대로 난 ‘nothing‘/ but I’m everything" 라며 질주감있게 토해내는 가사를 K-Pop 씬의 음악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대의 변화상 같은 것도 실감난다. ★★★★

 

[이아림] 보이그룹 ‘아이콘(iKON)’의 멤버, 솔로 활동을 겸하는 래퍼, 그리고 인간 김지원. 이 세 가지가 그에 대한 주요 키워드일 것이다. 모두 동일인을 지칭하고 있음에도 지난 10년 동안 각각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명확했다. 그가 오랜 시간 연예인으로서 대중성을 유념해오긴 했지만, K-Pop과 힙합이란 장르의 분류를 따라 바비가 구사하는 음악 간의 차이는 컸으며 개인의 삶은 구설을 피하고자 철저히 분리시켰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정규 3집 『Sir. Robert』는 그가 대중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WIN: Who is Next?》(2013) 이후 11년 만에 비로소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정체성의 합일을 향해 나아가는 앨범이다. 주로 아이콘 활동으로 접하던 서정성이 담긴 『S.i.R』과 갱스터처럼 거친 모습을 여과 없이 담은 『Robert』(2023)를 합쳤다는 사실이 그 이유이다. 본인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스스로 ‘스펙타클하게 산다’고 평할 만큼, 바비의 행보는 매번 새로운 충격을 동반해왔다. 정식 데뷔에 앞서 《쇼미더머니 3》(2014)를 우승하고, 「사랑을 했다」(2018)와 같이 연령층을 불문한 히트곡을 작업한 것만으로도 바비의 존재는 도드라졌다. 이 과정을 거쳐 바비는 ‘아이돌’과 ‘래퍼’에 대한 인식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고, 자신이 던진 물음에 휩싸이면서도 꾸준한 활동으로 입지전적인 면을 구축해냈다. 다만, 혼란 끝에 분리를 택했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 앨범은 자기 수용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 눈여겨봄 직하다. 「무중력」은 짓씹어 뭉개는 발음과 세상을 향한 삐딱한 시선으로 여전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지만, 그의 기존 음악보다도 흥미롭게 들린다. 펑크 성향이 잔뜩 묻어나는 드럼앤베이스의 곡 자체가 가진 자극도 강렬하지만, 언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Chanmina의 피처링이 더해지면서 완전하게 새로운 지평을 연다. 그러나 이 곡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후렴구에 공간감을 얹어 곡명대로 정처 없이 부유하는 순간을 만드는 강약 조절에 있다. 곡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Chanmina의 존재감이긴 하나, 곡을 끌어가는 중심은 본연의 래핑에 있다. 음악을 우주로 치환할 때, 바비가 본인의 역할을 선택하는 자유가 느껴지는 곡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무중력 (feat. Chanmina)
    바비, Chanmina
    바비, 더프루프, Chanmina
    더프루프, 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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