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0-2] 민제 「Every」

민제 『Boy II Man』
2,39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1
Volume EP
레이블 스톤쉽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자신이 왜 이런 소리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이런 싱글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선택의 이유 또한 아티스트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란 것을 생각하면 이런 고민은 당연하다. 그러나 누가 요즘 이런 이야기를 당연히 여기겠는가.) 보코더로 눌러놓은 목소리는 멜로디라인을 유연하게 통과하며 그루브를 형성한다. 자신의 목소리가 가지는 공간감을 버리되, 음색의 채도를 한껏 취한다. 이런 가운데서 연주는 세밀해지고, 감정은 좀 더 복잡한 매듭을 취한다. 끝부분에 끼어드는 다른 공간감과 연결되는 부분도 처음엔 낯설게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 곡의 자장 안으로 들어온다. 90년대에 대한 오마주가 엿보이지만, 그 자장 속에서 섬세한 자기화를 이룩한다. 대놓고 능글맞은 곡이 이토록 예리하기까지 하다니. ★★★★

 

[김정원] 얼터너티브의 미학은 원론적으론 단연 색다른 시도와 실험이다. 비주류로서 메인스트림의 전형적인 문법을 비켜 나갔다는 데서 크고 작은 의의를 끊임없이 가지는 편이다. 그래서 이 계열에 속한 아티스트들은 수준과 방식을 떠나 어떤 하나의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쉽사리 규정될 수 없다. 하지만 힙함의 상징에서 이제는 모두가 즐기는 것으로 변모해버린 얼터너티브 알앤비는 이제 축 처진 리듬 체계와 무드, 폭넓은 공간감, 비교적 마이너스적인 감정선 등 이상하리만치 몇 가지 특징을 공통으로 가져가며 하나의 전형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상태다. 시대가 바뀌어 가며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구분선도 바뀔 수 있다. 다만, 그렇다면 얼터너티브 알앤비 안에서도 주류적인 스타일이 되어버린 이것은 이제 더 이상 ‘얼터너티브’라는 수식어를 부여받을 자격이 없는가? 민제의 「Every」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려는 듯하다. 과거의 Weeknd가 쌓아 올린 이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메이저한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심오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음이 입혀진 노랫말을 충분한 여백을 두고 놓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 점에서 「Every」는 나름대로 그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할 줄 알면서도 최후반부로 대표되는 약간의 변주들을 통해 의외성도 더한 곡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노선이 이미 있는 것을 가져온 격이기에 독창성 측면에서 더 크게 자유로울 순 없는 노릇이다. 다시 한번, 지금의 얼터너티브 알앤비 속 음악을 어떻게 구분 지을 것인가? 그 판단에 따라 이 노래에 대한 감상도 각자 달라질 것이다. ★★★

 

[박상준] 베이스가 가볍게 나선 후 드럼이 뒤를 잇는다. 시종일관 방황하는 신스가 가세하며 비로소 그루브를 만들면 깔끔한 선의 보컬이 점을 찍는다. 다소 빠르게 교체되는 드럼이 주는 설렘은 몇 년 간 씬을 흥분케 한 얼티너티브 알앤비의 명작에 전혀 꿇리지 않는다. 민제는 간단한 언어로 마음을 털어놓고 예술론을 펼쳐놓는다. 마치 「Flashback」의 PNSB처럼, 씬을 달구고 있다. 앨범의 하이라이트인 「Our City」의 고독에 다다르기에 앞서 개략을 소개해주는 트랙이라 할 수 있겠다. 보컬, 프로듀싱, 송라이팅... 모든 면에서 최고의 루키라 할만하다. 개인적으론 딘보다도, 서사무엘보다도 좋다. 쓸데없는 비교는 찬양의 필수품이다. 그도 그럴 게 이만큼 스타일을 내세우면서도 매력적인 아티스트의 등장은 팬 입장에서 침을 튀길 수밖에 없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열일해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유성은] 주문과 같은 중얼거림과 탁한 트라이앵글을 두드리는 듯 몽롱한 백사운드로부터 시작되는 이 곡은 동일 프레이즈의 지독스러운 반복으로 이루어져 모호하고 퇴폐적인 한편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PB R&B의 장르적 특징위에 탁한 전자소리와 끈적이는 보컬이 어우러져 곡은 종전작들보다 더 전위적 색채를 강하게 드리우며, 「Our City」를 제외한 다른 트랙들과의 통일성을 갖추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

 

[차유정] 끈적끈적한 R&B 스타일에 거리를 두는 실험은 계속 되는 것 같다. 음악적인 텐션보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일말의 망설임이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런 수줍음이 곡을 어느 정도 차갑게 완성하는 밑바탕임을 부인할 수 없다. 테크닉적인 실험 뒤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포진시킬 수 있다면 좀 더 근사해질 것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Every
    민제
    민제, ilad
    i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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