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오마주는 힘들다. 자칫 잘못하면 오마주를 하는 대상에 잡아먹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은 나름대로의 선을 지키고 자신만의 감정선에 충실한 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까스로 먹히지 않은 예시라 부를 수 있다. 리듬 자체를 크게 강조하지 않은 그 시절의 사운드관을 비교적 충실하게 관철시킨 것만으로도 이 곡의 오마주적인 성격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알 수 있다. 오마주를 일종의 패션으로 착각하는 함정에서 저만치 벗어난 곡.  ★★★

[김성환] 아이즈원 출신 강혜원과 보이밴드 온리원오브가 소속된 에잇디 소속 솔로 보컬리스트 최하트의 세 번째 디지털 싱글. 원래는 아이돌을 준비하며 연습생으로 준비를 하다 그녀만의 독특한 음색으로 솔로 데뷔가 결정되었다. 첫 싱글 「Elastic Love」(2022)부터 음악적 컨셉트로 80년대 일본 시티 팝 리바이벌을 노골적으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그 흐름을 지속해갈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음악적 지향을 보여줬던 유키카나 김아름과 비교하자면 김아름 쪽에 좀 더 가까운 그녀의 보이스는 확실히 저음 톤에 기반한 여리고 부드러운 감성을 잘 살리는 장점을 갖고 있다. 편곡에서는 타케우치 마리야(竹内まりや)의 대표곡들이 가진 형식미의 계승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애초에 시티 팝 리바이벌은 ‘그 시대 사운드의 재현을 얼마나 잘했냐’가 평가의 포인트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 곡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줘도 좋다고 생각한다. 작년까지의 뜨거운 시티 팝 유행이 살짝 식은 감이 없지 않지만, 언제나 이런 사운드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기에, 이러한 기조를 잘 지켜나가는 뮤지션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