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스크래치를 비롯한 붐뱁 비트 위에 허클베리피가 랩을 선보인다. 그는 여전히 잘 들리고 잘 부른다. 삿된 묘수가 난무하는 ‘판’을 정수로 받아치는 그의 랩은 킵루츠의 감각적인 붑뱁 비트 위에서 생각보다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다른 데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플로우와 그루브의 조화도 적절한 바탕을 삼아 이어진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스카이민혁은 붐뱁 비트를 섬세하게 다루는 플로우를 선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 질주하는데 성공한다. 둘의 조화가 스크래치를 비롯하여 씨비매스의「진짜」(2000) 에 등장하는 개코의 목소리를 샘플링으로 차용하여 훅을 채우는 킵루츠의 솜씨가 이 곡에서 제대로 임자 만난 것처럼 살아서 펄펄 뛰게 만든다. 올드 스쿨 힙합을 들었던 이에겐 찡한 가슴을, 지금의 힙합을 듣는 이에게는 묘한 쾌감을 선사할 곡이다. 개인적인 사족이다만, 이토록 고전적인 레코드를 만들었는데, 이를 피지컬로 내놓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레코드는 거리 위에 보존될 가치가 있다. ★★★★

[조일동] 올드스쿨 힙합의 비트가 귀에 착착 감긴다. 누가 비트메이커였지? 킵루츠였구나! 랩 구절도 어디서 들어본... 운좋게 십수년 전 《한국힙합》(2008) 저자로 참여했던 시절 들었던 2000년대 초반 한국 힙합의 추억이 여기저기서 뭉게뭉게 피어난다. 씨비매스의 오마주까지 등장하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허클베리피의 래핑은 그 시절 추억 속 소리와 다르다. 찰지게 감겨 들어가는 타이트한 랩이 듣는 귀를 호강시켜주는 기분이다. 딜리버리마저 완벽해서 입담 좋은 진짜가 된 진짜의 자신감이 귀를 팍팍 파고든다. 그래서 오마주의 대상도 씨비매스의 「진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