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경기민요를 전공한 국악인이면서도 동시에 장르를 불문한 콜라보레이션도 서슴없이 해왔던 보컬리스트 송소희의 새 싱글. 작년 11월에는 자신이 작곡한 싱글 「구름곶 여행: Journey to Utopia」(2022)를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첫 발도 내딛었는데, 이번에는 후속곡으로 준비한 이 트랙을 공개했다. 근래에 같은 국악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는데, 이 곡에는 잠비나이의 멤버 이일우가 편곡에 참여해 그간의 곡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완성해냈다. 구슬픈 민요적 멜로디 라인과 아트 록, 포스트 그런지, 그리고 헤비니스적 요소까지 담아내는 편곡에서 잠비나이가 일부 떠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의 핵심을 끌고가는 건 송소희의 보컬이다. 일단 도입부의 북소리 같은 드럼의 울림에도 지지 않고 고유한 바이브레이션의 파워를 최대로 끌어내는 그녀의 보컬파트가 처음에 대중의 귀를 주목하게 만든다. 또한 어쿠스틱 기타로 잔잔하게 진행되는 1절 부분에서의 서정적 감성, 후렴 부분에서 보여주는 민요 가창과 록 발라드 톤의 결합은 그녀의 보컬 표현력의 놀라운 범위를 확인시켜준다. 말들이 인터넷을 떠돌며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시대의 폐단을 다룬 노랫말의 힘도 곡의 흐름과 매우 잘 어우러진다. ‘국악소녀’라는 틀에서 확실히 벗어나 성년의 뮤지션으로서 두려움 없이 음악적 도전을 완성해내는 그녀의 역량이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지 정말 기대감을 주는 작품이다.   ★★★★

[유성은] 잠비나이 이일우의 조력하에 6분에 달하는 장대한 사운드가 송소희의 구슬픈 목소리에 실려 전개된다. 밴드의 골격을 중심으로 여러 번 사운드의 전개를 바꾸며 여러 감정을 다양한 질감으로 휘몰아치듯 구성했다. 전반적으로는 공일오비나 넥스트와 같은 밴드가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발표했던 대곡들이 떠오르며,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를 제목으로 삼아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에 흐려지고 없어지는 것들에 대해서 정화의 념을 굿하며 읍한다. 송소희가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 들어가며 목표로 하던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음악에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

[이아림] 《전국노래자랑》(2004) 출연을 시작으로 송소희의 수식어는 국악신동, 국악소녀로 이어졌다. 아리랑 등 구전 계승된 곡을 부르며 쌓은 유명세와 기발매곡의 커버로 진행되는 《불후의 명곡 2》 등의 방송 활동은 싱어송라이터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밀양 아리랑을 개사했던 ‘기진맥진 프로젝트’를 비롯해 점진적으로 창작의 범위를 넓혀 나아간 만큼, 이는 예견된 도전이기도 하다. 기존의 송소희표 창작곡은 경기민요를 전공한 이의 장점인 애절한 정서와 맑은 목소리가 도드라지며 눈에 띄었는데, 「Infodemics」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어둡고 심오한 분위기의 신선함이 인상적이다. 잠비나이의 멤버 이일우와의 협업은 록 사운드를 가미하여 웅장함으로 압도하는 작곡과 어울리는 최적의 조합으로 어우러지고, 기존에 없던 단어의 사용과 간단한 가사는 음산함이 더해진 송소희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게끔 한다. 특히 ‘아님 말고’라는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명징하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여겨지며, 부정적인 가십거리와 구설수에 말을 얹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게 만든다. 밴드 잠비나이의 색이 짙어 송소희의 존재감이 미진하다는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나 베테랑급 연차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 범람하는 정보라는 소재와 국악 고유의 정서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이상적으로 잇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