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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음악취향Y의 선택》 필진별 결산 #2-1 : 국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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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올해의 앨범(들) 찾기' 행위는 때론 의미없다 생각하다가도 한 번 해보고 나면 또 그 해에 들은 것들이 정리되기 십상이어서 쉬 넘어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2014년도 마찬가지. 국내든 해외든 음악적 '혁신'은 없었지만 수작들이 꽤 쏟아졌고 범작들은 강변의 조약돌처럼 흔했다. 그 많은 작품들 중 지금 나는 국내 앨범들 10장과 해외 앨범들 10장을 꼽으려 하는데 기준은 이렇다. 지금 이 순간, 순전히 기억에만 의존했을 때 즉각 떠오르는 20장이 바로 2014년 나의 베스트일 거라는 사실(물론 신인과 비신인의 균형은 염두에 두었다). 바로 떠오르지 않는 건 여기 적는 것들보다 덜 나를 자극했던 게 틀림없다. 순위는 없다.


김사월×김해원 『{비밀}』
자립음악생산조합 | 2014년 9월 발매


올해의 앨범까진 아니더라도 2014년 신인 자리는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빠르고 하이브리드한 세상 유행을 비웃는 이 시린 복고 취향이 참 좋다.

바버렛츠 (The Barberettes) 『바버렛츠 소곡집 #1』
에그플랜트 | 2014년 5월 발매


이 앨범을 그냥 흥밋거리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이난영과 The Supremes를 엮어서 뿜어내는 그 진지한 화음 때문이다.

세이수미 (Say Sue Me) 『We've Sobered Up』
비타민 | 2014년 10월 발매


60년대 로큰롤과 90년대 얼트/모던록을 좋아하는 내가 이 앨범을 지나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언해피서킷 (Unhappy Circuit) 『Just Waiting For A Happy Ending』
제뉴인뮤직 | 2014년 3월 발매


찢고 붙이고 핥퀴는 소리의 겁탈은 나를 뜻하지 않은 마조히스트로 만들어버린다.

줄리아드림 (Julia Dream) 『Lay It Down On Me』
자체제작 | 2014년 8월 발매


이제 조만간 한국판 『Meddle』 (1971) 이 나올 것이다. 줄리아드림은 그렇게 핑크 플로이드를 뛰어넘을 준비를 지금도 하고 있다.

9와숫자들 『보물섬』
튠테이블무브먼트 | 2014년 11월 발매


한 해동안 가장 자주 또 좋게 들었던 앨범은 바로 이것이다. 「보물섬」과 「커튼콜」은 「눈물바람」과 더불어 2000년대 산울림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국카스텐 (Guckkasten) 『Frame』
인터파크INT | 2014년 11월 발매


1집과 비교되어 그런지 과소평가된 느낌이 없지 않다. 이 앨범을 제대로 들으려면 1집을 잊어야 하는데 말이다.

눈뜨고코베인 『Skyland』
붕가붕가레코드 | 2014년 10월 발매


슬프고 유쾌한, 시쳇말로 '웃픈' 깜악귀의 메시지와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었다. 명불허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일 것이다.

서태지 『Quiet Night』
서태지컴퍼니 | 2014년 10월 발매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다시 음악으로 승부하려는 그의 몸부림이 아름다웠다. 그를 한물 간 왕년의 아이돌로 보는 사람들은 이 음반을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이다.

신해철 『Reboot Myself : Part.1』
휴먼 Ent. | 2014년 6월 발매


이소라와 언체인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신해철과 나란히 놓고 고민하다 결국 신해철을 꼽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A.D.D.A」를 넘어설 음악적 시도와 그 시도의 의미를 저들에게선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90년대 음악을 정말 재조명 하고 싶다면 《토토가》 따위 상업적 퍼포먼스에 벌떼처럼 달려 들 게 아니라 바로 이런 90년대 작가(또는 실험) 정신에서부터 차근차근 더듬어 나가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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