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80-5] 자이언티 「모르는 사람」

자이언티 (Zion.T) 『Zip』
42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2
Volume 3
장르 알앤비
레이블 더블랙레이블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요새의 사운드와 다르다’는 점은 이 곡과 앨범의 정체성이면서,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그만큼, 청각적 경험과 자극이라는 측면에서 극단적으로 예리하게 다듬어진 곡입니다. 그 결과로 사운드가 굉장히 정돈되고 어느 하나 과하게 뾰족 서지 않은, 요새의 사운드들과는 꽤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자이언티의 목소리조차 (유사한 뽕필?을 담은) 『미러볼』(2013) 때와 비교하면 호흡의 세기와 타이밍조차 자연스러운 듯 고도로 절제되어 있죠. 이로 인해 비트 하나, 음색 하나에 고도로 집중하게 하면서도 전반적인 어우러짐은 부드럽고 무난한 독특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해 냈습니다.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화법과 이에 맞춰 유연하게 변하는 편곡의 묘 같은 것은 이전부터 이어진 프로듀싱의 진화 선상에 있고요. 시간을 내어 청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들어볼 만한 곡입니다. ★★★★☆

 

[이아림] 자이언티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명성은 여러모로 분명하다. 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건 피처링 활동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음악으로 사랑받는 아티스트라는 점, 《Show Me The Money》의 심사위원 또는 피처링으로 거의 매 시즌 출연할 만큼 많은 이들의 러브콜을 받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때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선글라스와 《무한도전 - 영동고속도로 가요제》(2015) 출연이 대중의 호기심을 끌기도 했지만, 자이언티가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던 건 기본적으로 그의 음악이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좋은 음악’에 대한 생각은 청자마다 다르겠지만, 자이언티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양화대교」(2014), 「꺼내 먹어요」(2015) 등과 같이 공감을 이유로 좋은 음악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정규 3집 『Zip』은 좋은 음악으로 가득하나, 어딘지 의뭉스럽고 낯설기도 하다. 이를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타이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아는 사람’이라며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듣는 동안 청자가 곡에 해당하는 인물을 한 명쯤은 떠올릴 만큼 보편적이다.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이란 솔직한 면모에도 불구하고 자기 비하에 가까운 내용이란 점에서 왠지 모를 찜찜함을 남긴다. 특히, 명확하게 결론 짓는 것 없이 흐지부지 끝을 맺는 노래에 맞춰 뮤직비디오는 개미를 향한 최민식의 영문 모를 행동으로 이어지며 기이함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다소 엉뚱하고 모순적인 노래지만 앞선 솔직함과 보편성을 통해 듣는 이를 감화하는 힘은 여전하고, 세련된 사운드와 달리 곡에 깃든 소박한 감성들이 앨범을 소품집처럼 만드는 의외성이 인상적이다. ★★★★

 

[차유정] '나는 예전에 내가 아니'라고 외친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달라지려 하는 최대한의 몸부림을 자이언티가 가지고 있는 세련미에 집어넣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자의든 타의든 그만의 댄디함이 가져온 이상한 무거움과 허세를 집어던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Georges Brassens의 초기 스타일이 많이 떠오르는 것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잘해보고자 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 느껴진다는 부분에 점수를 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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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모르는 사람
    자이언티
    자이언티, 박준우, 슬롬
    박준우, 슬롬, 김하은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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