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은] 시종일관 찰랑거리는 장조의 기타 사운드, 상냥한 잠비노의 목소리까지 편안한 감상을 제공하는 이지리스닝 트랙이다. 밴드형식으로 구성된 사운드가 펼쳐질 때는 시원한 모던락 같은 청량감을 선사하고, 미디를 활용한 사운드로 ‘자유롭게’ 전환될땐 주문을 외는듯한 싱잉랩의 리드미컬함을 즐길 수 있다. 물흐르듯 기어를 능청스럽게 갈아끼우는 공력, 그리고 선하고 신나는 멜로디를 뽑아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페스티벌에서도 따라 부르기 좋은 트랙이다. 줄곧 여유가 넘치는 잠비노의 태도는 동류의 신진 힙합-알앤비 아티스트와 구분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

[정병욱] 잠비노의 싱잉랩은 음색이 먼저 돋보인다. 얇고 앳되면서 발성과 딕션이 꽤 단단한 그의 보컬은 비일상적인 소년미를, 앞서 하나의 흐름을 대표한 원슈타인이나 비오를 연상하게 한다. 멜로디 메이킹도 충분히 뛰어나다. 쉽고 잘 끌리면서 다른 레퍼런스가 떠오르지 않고, 멜로디의 호흡이 마냥 짧지도 않다. 반대로 (이는 어떤 곡을 만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플로우나 리듬 운영, 사운드의 취사, 한 곡 안에서의 구성이 다채롭지는 않다. 경쾌한 팝록 비트를 바탕에 둔 「자유롭게」는 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멜로디와 곡 구조가 기존의 그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노래.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한껏 고조되나, 이것만으로 충분하기도, 아쉽기도 하다. 돈으로부터 초연하고자 하는 가사 역시 메시지의 방향성이 남다른 것에 비해 구체적인 내용에 차별점은 없다. 잠비노가 《SHOW ME THE MONEY 11》(2022)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그의 직관적 장점만을 강조한 무대가 아니라 순수 랩과 싱잉랩을 섞어가며 한 곡 안에서의 적절한 변주를 가미한 무대였음을 떠올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