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2월 말에 발표할 13번째 EP의 선공개 영어 싱글이다. 현 시점의 K-POP 트랙들 대부분에서 해외 작곡가들의 참여가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는 것은 팩트이자 보편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트와이스는 첫 영어 싱글 「The Feels」(2021)의 빌보드 히트 이후 해외 시장을 겨냥한 곡에서는 해외 작곡가들의 감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을 택한 것 같다. 다시 말하면,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어떨지를 우선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해외 팬들이 이 곡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더 집중한 결과물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지난 영어 싱글 「Moonlight Sunrise」(2023)과 마찬가지로 이번 곡 역시 가볍고 밝은 톤의 서구 일렉트로닉 팝의 감성 위에서 9명의 여성 보컬들을 노래 속으로 통합하는 구성을 지향한다. 80년대 영미 팝 속에서 들을만한 매우 가벼운 신스 드럼 비트 위에서 9명의 멤버들은 앰비언트하지만 가벼운 보컬 톤으로 적극적으로 가성까지 활용하며 노래한다. 한편, 가사 면에서는 K-POP 걸그룹들의 가장 위험한 고비인 ‘마의 7년’도 돌파하면서 긴 시간 함께한 자신들의 우정과 결속력을 노래로 자축한다. (뮤직비디오 역시 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장면 구성을 보여준다.) “난 모르겠어/너와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내가 어둠 속을 걷더라도/그 속엔, 불을 밝히고 있는 네가 있다는 것을 알아.”라는 가사 내용처럼 팬들과 청자들은 이 곡으로 팀과 더 감정적으로 가까워진다. 솔로(나연, 지효), 유닛(미나-사나-모모) 등으로 잠시 흩어지더라도 그룹의 유대와 에너지의 중심은 흔들림없음을 곡 자체로 잘 증명해내는 트랙이다. ★★★☆

[열심히] 완연히 미국미국한 곡입니다. 가장 가까운 건 역시 Harry Styles. 조금 더 날카롭게 소리를 세운 점이나, 후크송의 본질에 충실한 후렴구에 방점을 찍어 조금 더 걸그룹의 팝처럼 만들었지만, 소스나 송폼에서 레퍼런스가 꽤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그게 나쁘냐면 그런 건 또 아닌 게, 원래 K-Pop 자체가 창작자의 오리지널리티보다는 컨셉, 트렌드와 레퍼런스들의 하이브리드다보니, 이제는 초기 힙합의 컷앤페이스트 처럼 작법의 일종으로도 보입니다. 괜시리 마이너 코드에 성숙 컨셉을 어설프게 건드렸던 도미 직전보다, 요새가 힘도 빠지고 좀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