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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5위

스쿼시바인즈 (Squash Vines) 『출입 : Mandala』
65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11
Volume 2
장르
유통사 사운드프레스
공식사이트 [Click]
화려한 이펙트와 세계관으로 살을 잔뜩 붙인 욕망, 훅과 리듬의 뼈만 남긴 직설의 음악 사이에서, 『출입 : Mandala』는 명상으로 다져진 근육을 내보인다. 오히려 그처럼 살과 뼈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음악의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듯해 마음이 동했다.

(직)선을 벗어나 원으로 만나듯, 음의 빛이 반복해서 굽어지며 구색한다. 직진은 가시적인 속도로써 변화의 크기를 가늠하고 궤적으로써 세계를 둘로 나누지만, 전회는 본래의 방향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며 속도를 벗어나고, 그 궤적을 추적해 얻은 반복의 숫자를 중심에 두지 않은 채, 오직 ‘나’라는 점으로 시작하되 겹친 원 안팎의 공명을 어떻게 끌어내느냐를 궁극의 목적으로 둔다.

그렇게 ‘나’는 기준점(핵)을 세워 같은 거리의 점, 또는 그 바깥의 점들을 만나 동심원을 그리고, 퍼져 나간다. 원점은 같되 울림의 진폭은 후광처럼 조금씩 넓고 깊어지며 안과 밖의 경계를 의식적으로 대비시킨다. 한 줄기 선으로만 중첩해 채우지 않고, 다른 갈래(장르)에서 생겨난 점(방법론)들을 이어 커다란 원을 그린다. 리프와 리듬의 반복이 그려낸 소리가 곡마다 다르면서도 구심력 있는 음반을 구성한다.

그러한 음악적 방식은 세속적인 ‘작곡’이라기보다는 공허(空虛)에서 무아(無我)/진아(眞我)로, 어둠에서 햇빛으로, 흑백에서 색상으로 뻗어가는 의미의 원형 작도법처럼 보인다. 청백색의 다라를 염송하며 초절보다는 초극으로, 심보다는 행으로 나아감을 노래하는 이 네 사람(사각형)의 반복과 확장은 헛디딤 없이 견고한 오늘(현재)을 딛고 창조(원)로 향한다.

사건과 사고, 전쟁과 역병이 창궐했던 해에, 명상적 음악으로 ‘마음 챙김’만을 지향하는 음악은 메아리 없이 신비주의적 자위로 침잠하기 쉽다. 어쩌면 혼탁한 세계에 더 많이 듣고 연주해야 할 것은 속도에의 집착을 솎고 경계(짓기)를 경계하며, 인세의 아픔을 마주한 채 당신이 되풀이하는 고행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우쳐줄 ‘세계 챙김’의 음악일 것이다. 진정한 비움과 낮춤의 구도로써 완성한 아홉 갈래 노래의 음반은, 음의 높낮이와 빠르기와 악기와 구성에 관한 오인(誤認)을 벗고 음(현세)의 본질을 끈질기게 찾아 나섬으로써 빛(꿈, 소원, 사랑)처럼 형상화된다. 비록 우리는 어둠에서 애통해하는 자이지만, 복을 간구하고 찾아 나서면 반드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 것처럼. 스쿼시바인즈의 『출입: Mandala』는 그래서 의미로운 빛깔의 음반이다.


Credit

[Member]
이기범 : Vocal
홍승기 : Guitar
장광순 : Bass
제이 : Percussion

[Staff]
Produced by 스쿼시바인즈
Recorded by 홍승기
Mixed & Mastered by 홍승기
Artwork by 조한승
Design by 봉완선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사구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2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3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4
    심해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5
    예레미야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6
    낙화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7
    먹이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8
    원야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 9
    배회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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