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뮤직비디오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 트와이스 「The Feels」

트와이스 (Twice) 『The Feels』
87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10
Volume SP
장르
레이블 제이와이피 Ent.
유통사 드림어스
공식사이트 [Click]
첫 번째 영어 싱글이라는 야심찬 ‘야마’ (일본말 써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트와이스 멤버 셋에 하나는 일본사람 입니다만) 에 비해 음악 자체는 소박하다. 작곡은 쥐어 짜야 하는 순수 창작 쪽 보다는 변주와 응용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지만, 공산품처럼 그냥 찍어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흉내내기는 쉬워도 생각해내기는 힘든 멜로디로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장단고저 확실하다. 

글로벌 K-Pop 히트의 최근 추세를 반영한 듯 사운드도 야단스럽지 않다. 베이스와 훵크 리듬기타 정도가 앞으로 나와 있으며 빈 공간이 많은 대신 보컬 레이어가 조화롭고 곱게 배치돼 있다. 하모니나 추임새, 랩(슬프지만 그냥 랩이라고 쓰자)도 자연스럽고 풍부한데다 무엇보다 나열식이다. 보컬리스트가 아홉이나 되는 까닭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필경 멤버 하나하나한테 골고루 나누어 줄 ‘그림’이 부족해지기 때문일테다. 떨떠름한 뒷맛은 여기서 비롯된다.

실상 요즘 아이돌 K-Pop을 놓고 작곡이 어떠니 사운드가 저러니하는 소리에서 그치면 반절만 뚝 자르고 마는 격이다. 나머지는 그 밑에 깔린 음악, 아니 ‘콘텐츠’가 소비되는 모양새, 혹은 판을 깔아주는 방식에서 찾아야 겠다. 우선 뮤직비디오를 보는 시간이 음악만 듣는 시간 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 음원만 들어서는 3분여가 금방 지나가지만 뮤직비디오를 보면 즐길거리가 넉넉하고 다채로운 까닭이다. 하지만 그 쪽이 더 본질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통에 머리가 복잡해 진다. 작사·작곡·편곡·가창·연주로 이루어진 음악 쪽 뿐만 아니라 의상이며 메이크업과 댄스 등 비주얼 쪽까지 두루 살펴야 비로소 전부를 맛본 셈이 되기 때문에 이것은 음악인가 영상물인가, 둘다인가 하는 존재론적 고민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곡 구성이 마디와 구간 별로 서너가지 또는 멤버 머릿수 만큼 정분할이 가능하게끔 마련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수용자들이 SNS 등지에서 짧고 다양한 커버 콘텐츠를 잘라서 업로드하고 멤버별 ‘팬캠’에 리액션 비디오 따위로 재생산에 몰두하거나 그것들로 2차, 3차 소비까지 일으키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이유는 수용자의 이러한 자가발전(?) 덕에 발생하는 매출을 꿀꺽(??)하는 쪽의 얄미운 모양새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초기 기획 단계에서 모종의 작전(???)을 짠 대가로 수용자들의 이 같은 자발적 영업행위(????)를 뒷짐지고 구경만 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일당들(?????)인데 이들 탓에 뭔가 이용을 당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도리가 없다. 음악이 고작 콘텐츠의 일부로 치환되고 순수성은 오염되며 리스너는 ‘봉’으로 전락했다는 탄식을 낳는 까닭이다. 

좋으면 그만이지 다 아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횡설수설 할 필요까지 뭐 있냐고 하겠지만 코 앞에 보이는 도착적 상황에서 좋아 죽겠다는 식으로만 굴자니 뒤이어 몰려올 것이 뻔한 ‘현타’를 생각하면 콧노래만 흥얼거릴 일만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The Feels
    이우민, Justin Reinstein, Anna Timgren , Boy Matthews
    이우민, Justin Reinstein, Anna Timgren
    이우민, Justin Reinstein

Editor

  • About 쪼인트 ( 10 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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