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03-4] 생각의여름 「두 나무」

생각의여름 『다시 숲 속으로』
2,05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6
Volume 3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김병우] 들으면 들을수록, 이번 생각은 뼈가 많다. 첫 앨범에서 아르페지오 위주의 간결한 주법을, 두번째 앨범에서 스트로크 주법을 비롯한 여러 주법의 도입을 시도했던 그가 이번에는 블루스를 비롯한 밴드 체제의 송라이팅을 시도했다. 결과물은 그가 혼자서 시도해본 결과물들보다 매력이 덜하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송라이팅과 그의 사운드가 불일치한다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요컨대 김민기 이래로 한국 포크 음악의 딜레마중 하나였던 이 문제가 고스란히 그의 음악에도 드러난다. 언어와 노래의 불일치가 그것이다. 그가 ‘정직하게’ 쓰고 ‘정직하게’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이기에 더욱 그렇다. 결과적으로 이 불일치 덕에 감정의 음가를 손해보지 말아야하는 지점에서 손해보고, 감정의 여분을 남기지 말아야할 곳에서 남긴다. 그렇기에 가사가 멜로디 위로 불거져 나오기에 멜로디도 가사도 상처입고 마는 형국이다. 혼자서 거의 모든 것을 견지할 수 있었던 두 앨범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세션을 도입했으니 만큼 조금 더 세심하고 범주가 넓은 송라이팅을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깊은 사색보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김성환] 붕가붕가레코드의 가장 오랜 소속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박종현의 다른 이름, 생각의여름이 다시 3년여의 간극을 두고 정규 3집 『다시 숲속으로』로 돌아왔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던 과거와 달리, 최초로 다른 뮤지션들의 지원을 받아들이며 제작한 이번 앨범의 첫 트랙인 이 노래는 과거 '2절을 허용하지 않던' 그의 곡들과 비교한다면 심지어 중간에 CR태규의 기타 솔로까지 포함되며 후렴을 반복하는 '보편적 음악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화려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사색들을 노래로 풀어내는 그의 가사와 보컬은 예전 그대로다. 듣고 나면 자연스레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되는, 마음 속의 열을 식혀주는 냉수 한 잔처럼 다가오는 곡이다. ★★★☆

 

[박병운] 단출함이라는 목표를 향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듯한 전작에 비해, 본작(과 음반 전체)은 가사와 더불어 나름의 드라마와 진경을 보여준다. 프로듀서 CR태규의 목소리와 손을 제법 반영한 듯한 뒤에 이어지는 곡들과 이런저런 시도에 비해, 간결함을 목표로 한 그 방식대로의 음악이다. 그래도 그의 목소리가 한 겹 두 겹 겹칠 때 반가웠던 것 또한 사실이다. 덜 만큼 덜어내고 비울 만큼 비운 자리에도 묘하게 뻗은 가지와 알알이 맺힌 열매의 감각은 풍성함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였다. 덕분에 관계와 지탱이라는 이름의 수목원 안에 서 있는 행복한 청자가 되었다. ★★★★

 

[박상준] 담담하게 극복의 과정을 말하는 서로의 ‘너’가 등장한 「두 나무」는 너무나 생각의 여름 같은 곡이다. 마지막까지 덜어내어 남은 것만으로 노래를 만들던 그의 복귀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이 정서, 멜로디 그대로다. 특히 목소리는 '세상에, 이렇게 맑았나?' 하는 감탄을 불렀다. 곡 하나가 아니라 앨범으로 보자면 기존의 기타 하나로 진행하던 규칙을 타파했다. 『곶』의 구성에 비하면 아닌 게 아니라 맥시멀리즘이라고 써도 무방하다. 이게 가장 큰 지점이다. 호오가 갈린다. 때문에 고심해야 한다. 가령, 「안녕」은 기존의 곡에 바이올린을 입혔는데, 납득할지언정 당혹스러웠다. 반대로 지금 말하는 「두 나무」에서 어슬렁대는 CR태규의 기타는 곧은 소리에 도무지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의 전작들을 심심할 때마다 사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던 이유는 그가 만드는 유려한 멜로디와 눈부신 가사와 구성 때문이었다. 악기를 더한 것은 냉정한 판단이라 할 수 있을까? 확실한 건, 비슷하게 「십이월」(2009)처럼 흘러가지 않고 「두 나무」가 새로운 그의 인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울리는 또 하나의 기타 때문이었다.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이다. ★★★☆

 

[차유정] 머물러 있다가 가던 길을 가는게 아니라 스치고 지나가는 과정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소리의 일부같다. 존재를 드러내는건 피곤하다는 듯, 살포시 내려 앉아서 가만히 속삭이지만 그 이야기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건조하고 무심하게 지나가는 것 같은데, 큰 변화나 기교 없이도 사소하고 긴 여운을 남겨주는 곡이다. 듣는 사람은 귀를 좀 더 예민하게 세워야 되겠지만, 그런 수고 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트랙.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두 나무
    생각의여름
    생각의여름
    생각의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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