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0-2]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feat. 이자람)」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3,16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3
Volume 1
레이블 오름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성대] 무심히 같은 코드를 내뱉는 피아노. “알레고리의 숲”속에서 서로에 기댄 내레이션. 5분 12초에서 예고한 일렉트릭 사운드의 습격. 이해보다는 해석을 요구하는 가사. 의미를 알 수 없는 뮤직비디오 속 무용수의 몸짓. 우주의 행성 하나를 골라 쓴 철학시 한 편이 앰비언트와 스페이스록을 숙주로 삼는 포스트록에 안착한 모습. 굳이 로로스와 결부 짓지 않아도 될 확고한 자기 감성. 테러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곡은 가슴 설레는 도재명의 자아 선언, 그 광활한 첫 페이지다. ★★★★

 

[박병운] 밴드가 해산한 뒤, 짐작건대 도재명은 적지 않은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로로스는 좋은 밴드였고, 그 자신이 밴드의 여러 일면을 조성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가진 인물이었던 탓이다. 돌아온 그가 들려주는 음악들을 들으면 그가 영화나 영상물들을 위해 작업하는 작업이 영상 안에서 어떻게 다시 들려질까 나름대로 기대가 되었다. 로로스가 대뇌피질로 전달되다 부식되는 꿈의 영역이나 대기권 바깥의 사정을 헤아렸다면, 그의 개인 작업들은 보다 이야기가 선명하거나 익숙한 감정의 공감대를 건드린다는 인상이 강했다. 문학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조탁된 언어들이 가사로 쓰였고, 주변부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채집해온 듯이 연출한 나레이션의 방식은 인상적이다. 뮤직비디오 작업이 이런 그의 접근법을 느끼하거나 과욕으로 보이지 않게 진지하고 매끄럽게 한 공도 적지 않은 듯하다. 물론 이 곡에도 밴드 음악에서 들려왔던 드라마틱하게 치솟는 부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지문이기에 애써 손톱으로 긁어 지워낼 필요도 없을 것이고 듣는 내가 고개를 저을 일도 아닌 듯하다. ★★★★

 

[차유정] 6~70년대 유럽의 싱어송라이터들, 예를 들어 이태리의 Franco Califano나 프랑스의 Léo Ferré 같은 아티스트들은 노래를 멜로디에 귀속시키지 않은 채, BGM 위에서 자신이 쓴 시나 메시지를 낭독하는 것을 음악의 한 장르로 보고 앨범에 수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곡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삶의 수렁에서 만나는 끈끈하고 독한 아픔의 흔적을 조용히 나열하며 일상으로 미끄러진다.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일정한 흐름을 구사하면서 최대한 조용하고 격정적인 지점을 찾아냈다. 아름답다는 것은 들떠있지 않더라도 강한 울림을 주는 법이다. 그게 맞다면 이 트랙은 명백히 최고의 시이자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토성의 영향 아래 (feat. 이자람)
    도재명
    도재명
    도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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