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꽤나 전위적인 구성에 굉장히 거칠면서도 헐거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입니다. 빈 공간을 거의 그대로 내어두는 식의 전반부에서 조금 변칙적으로 빌드업해가는 구성도 그렇고, 사이키델릭, 포크, 하드락을 꽤 불규칙한 밀도로 붙였다 떼며 만들어지는 불온한 정서가 곡 전반을 지배합니다. 단순한 단어들을 반복하듯 흘려내는 보컬과, 이를 반주하지만 굳이 엄청 계산적인 조합으로 의도하지 않는 악기들은 곡이 의미하는 몽환적인, 그리고 현학적인 정서의 후반부를 향해 청자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장치적인 역할도 해줍니다. 모두가 편히 들을 곡은 아니고, 그걸 굳이 바라지도 않은 것 같지만, 나름의 장단 속에서도 음악을 하는 자신들에 보다 집중하면서 장점을 더 많이 챙겨가려 한 나름의 야심이 담긴 곡입니다. ★★★☆

[조일동] 반복되는 패턴의 연주 사이로 악기들이 하나씩 변화를 만들며 연주로만 무려 5분이 지나간다. 효과음처럼 보컬이 들어오지만, 말 그대로 효과일 뿐이다. 재즈적이라기엔 개별 악기는 너무 밴드 지향이고, 일반적인 록 음악이라기엔 지독하게 반복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지루하기보다 점증하는 드럼 노트의 증가처럼 집중력이 커지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건 분명하다. 마침내 훈조의 보컬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부터 다시 밴드는 노트를 넣고 빼며 청자를 끌고 간다. 심지어 꽤 긴 뮤트를 거쳐 악기를 하나씩 더하며 폭발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베이스는 유영하듯 튕겨 나가고, 드럼은 심벌로 다시 탐탐으로 변하며 일반적인 록의 절정과 다른 뉘앙스를 만든다. 이 '낯섦'은 어색하다기보다 자꾸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밴드를 시작하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청자의 호기심을 끌어들이는 능력을 더 강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