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마왕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작년 연말 총 4장짜리 베스트 『Reboot Yourself』 시리즈가 CD버전으로 한 번 나왔고, 얼마 전에는 새로운 트랙리스트 아래 디지털 앨범 & 3000장 LP 박스세트 형태의 『Welcome To The Real World』가 공개되었다. 그 속에 담긴 이 곡은 2014년 9월에 발표되었던 'Demo 0.7'버전이 아닌, 그리고 『Reboot Yourself』(2014) 에 담긴 버전과도 다른, '제 3의 버전'인 셈이다. 신해철의 보컬 라인이 확실히 리마스터링 되었고, 무엇보다 도입부와 끝부분에 그를 추모하는 모든 이들의 귀를 주목하게 할 요소들이 추가되었다. 도입부에는 신해철의 하드디스크 속에서 발견된 나레이션이 새로 추가되었고, 맨 뒤에는 그의 팬클럽 회원들이 직접 녹음에 참여한 코러스가 채워졌다. (원래 그는 넥스트의 공연장에서 그 부분을 녹음해 버전 1.0을 만들려고 했다.) 결국 자신의 한계를 이현섭의 목소리로 보강하고 넥스트 고유의 음악적 특성을 복원한 이 곡을 들으면서 다시금 그의 부재를 슬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

[박병운] 넥스트 유나이티드의 이름으로 발표한 데모 버전(2014)이 완전판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사연엔 1년 사이의 거대한 비극이 서려 있다. 심포니 메탈의 장치 안에 여러 장르를 섭렵한 밴드 수장의 이력을 반영한 다양한 장르 시도는 물론이거니와 유나이티드 형식에 맞는 트윈 보컬 기용 등 의욕과 아이디어가 내재되었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음성을 후반부에 삽입한다는 발상은 「힘을 내!」(2004)를 닮아 있다. 데모 버전에 비해 보다 밴드 형식의 각 파트들이 교란하는 연출에 주력한 듯하다. 특히나 신해철의 가사 세계를 개인과 실존 영역의 '존재'와 외부 상황의 '세계'로 난폭하게 나눈다면, 이 곡은 이번에 공개된 「Welcome To The Real World」와 함께 전자에 속하는 셈인데 과연 넥스트와 신해철이 음악을 계속 내놓았다면 이런 경향으로 기울었을까하는 궁금함이 든다. 이젠 이런 것조차 짐작할 수 밖에 없는 난처한 입장이 되었지만. ★★★

[차유정] '죽음' 이라는 단어와 그는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을 갈구하거나, 조금 창피한 것 쯤은 가볍게 넘어가는 호기로움이 조금 더 잘맞는 사람인 것 같다. 이 곡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천착해 왔던 주제인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살것인가?' 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고독한 질문들은 이 트랙에서도 여전히 이어진다. 원하는 것을 얻는 이상으로 내면의 자유가 보장된 상태를 원하는, 그리고 그에 걸맞는 태도를 지니고 사는 것을 염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감히 해본다. 아직 그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