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58-1] 고구려밴드 「뱁새부루스」

고구려밴드 『뱁새부루스』
1,94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7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넷뱅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듣고 나서 생각했다. 이제 이렇게 노래부르고 연주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세련되지는 않더라도 곡을 이끄는 공력만큼은 여전하다. 자신들이 아는 선에서 노래를 부르고 즐기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통속성으로 이뤄진 내용은 뒤틀린 목소리로 인해 스스로를 풍자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뒤틀림 속에서도 자신의 몸을 다해 나아가겠다는 힘만큼은 여전히 살아있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결기는 살아있다. 스카와 뽕짝을 결부시키는 어법, 꺾임과 바이브레이션을 한데 뒤섞는 보컬, 이를 뒷바침해주는 브라스 라인. 수를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밀고 나간다. 이 곡을 듣다가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듣다보면 정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저 이 곡의 꺾임에 대해 조금씩 동감하고 같이 울컥해한다는 사실만 간신히 깨달을 뿐. ★★★☆

 

[김성환] 2004년 창작 국악 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하고 2006년 첫 앨범 『주색만찬』을 공개하며 데뷔했던 국악-록 크로스오버 밴드 고구려밴드의 신곡. 판소리에서 창을 듣는 것 같은 보컬과 나름 하드 록적인 편곡으로 발표했던 그간의 곡들의 스타일에 비해서 이번에는 매우 '트로트적인' 느낌이 강한 멜로디 전개를 가진 곡이다. 그러나 역시 그 근간에는 스카(펑크?)적인 확실한 베이스를 깔고 있으며, 재치있고 코믹한 가사과 드라이빙감 확실한 연주가 일단 듣는 이의 귀를 잡아 끄는 데 성공한다. 1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온 원숙함이 잘 녹아있으면서도 더 넓은 대중과의 교류(?)를 위한 적절한 변화까지 녹여낸, 꽤 즐겁고 흥겨운 트랙이다. ★★★

 

[조일동] 소위 “아라리록”을 걸지게 풀어내는 이길영의 목소리는 꺾어 넘어가는 트로트 스타일에도 자연스럽게 붙는다. 그러나 “니 팔자나 내 팔자나 네모 반듯 왕골방에”를 외쳐대는 후반부는 결국 트로트로 가둬둘 수 없는 아라리와 록이 혼재하는 특유의 기운을 흘려 내보내고야 만다. 오랜 노력 끝에 만들어진 그의 목소리는 사실 Anthem의 Yukio Morikawa처럼 힘과 멜로디 사이의 밸런스가 완벽한 헤비/록 보컬리스트의 교과서적인 그것에 가깝다. 그런 그가 도전하는 로커빌리풍의 트로트라니 유쾌하면서도 독창적인 힘이 쑥쑥 솟아난다. 다른 록밴드라면 어색하기 이를 데 없을 이러한 도전이 자연스럽다는 건 고구려밴드가 그간 헤쳐 나온 길이 그만큼 독창적이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집어 삼켜왔을 뿐 아니라 대단히 특별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밖에.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곡을 리드하는 키보드가 고전적 하드록을 닮은 톤과 연주를 이토록 독특한 스타일의 곡 속에 슬그머니 심어 놓았음에 감탄했다는 감상은 사족이라도 꼭 달아놔야겠다. ★★★

 

[차유정] 밴드 이름이 주는 묵직함과는 상관 없이 강병철과삼태기, 노라조, 그리고 품바가 구사했던 신명과 즐거움을 잘 섞어서 비벼 놓았다. 이런 걸쭉하게 신나는 음악이지만, 아직은 옛날 정서에 많이 기대고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예전의 레퍼런스들을 나름 잘 배합해 구사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고 싶다. 이런 가벼움이 조금 더 괜찮은 음악으로 승화될 수 있다면 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뱁새부루스
    이길영
    이길영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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