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86-5] 조덕환 「Fire In The Rain」

조덕환 『Fire In The Rain』
2,39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C9 Ent.

[박병운] 이번 주 소개하는 김창완의 새 음악처럼 역시나 소년형 보컬을 들려주는 조덕환의 신곡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안겨주는 작은 쓰라림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렇게 아프게만 들리지 않는 것은 그가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1985) 같이 들국화의 음악에서 진취적이고 긍정성을 담당한 작곡자라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이 옛 되지만 청명하게 들리는 곡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기타리스트 김대순의 영역이다. 곡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운을 남기는 진한 인상을 남기는데, 조덕환이 고심해서 같이 한 편곡 파트너로서의 몫을 다했으리라 여겨진다. ★★★

 

[박상준] 전작의 「Ordinary Man」(2011)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조덕환은 바로 얼마 전의 정미조보다 더 확연하게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전문성을 획득한 뮤지션이다. 그 드럼과 건반에는 틀림없이 스트록스 이후의 모던함이 일부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이 단지 고루한 신파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하긴 들국화 때도 통속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다못해 그나마 뻔했던 「축복합니다」(1985) 같은 곡마저 최성원의 곡들보다 시시할지언정 더 먼 곳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Fire In The Rain」이 뽐내는 멜로디나 기타, 작게 버둥대는 신스 같은 것들은 80년대의 AOR을 떠오르게 한다. 이것은 더없이 감상용이며 온갖 익숙한 비전을 간편한 듯 까다롭게 엮어낸 솜씨의 발현이다. 딱 이 정도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중절모를 쓰고 일렉기타를 만지는 근사한 영감님 말이다. 너무 익숙해서 촌스럽지 않은 캐릭터의 아우라를 제대로 느낀 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부디 오래, 자주 보고 싶다. ★★★

 

[조일동] 1970년대 주류 팝을 접수했던 소위 성인취향의 록(Adult Contemporary Rock)에서 중요한 것은 연주의 완성도가 아니었다. 아니다. 어설프게 자아를 노출시키지 않는 노련하고 농익은 연주는 기본이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정서였다. 내일 따위는 안중에 없는 양 현재를 모두 불사르기엔 ‘Flower Generation’의 오늘(1970년대)은 은행 잔고(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비즈니스, 다른 걱정거리들이 너무 많아졌던 것이다. 이들의 현실과 태도를 조금이라 어루만져 주는 음악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당연히 기성세대와 같아진 그들을 힐난하는 음악도 1970년대의 정서였지만.) 조덕환의 「Fire In The Rain」은 2016년을 살아가는 생활인들에게 건네는 노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랑노래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노래 속 그대는 연인보다 지난 날 내 맘 속에 불타던 열정처럼 들린다. 아직 내 맘 속엔 여전히 불꽃이 타오른다 말 하지만 사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의 위태로운 불꽃일 뿐이다. 따뜻한 벤딩으로 감싸진 노래가 서글프게 들리는 까닭은 이런 연유 아닐까. 생활인이라는 게 나이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삶에 내몰린 우리 모두에게 돌고돌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던 오랜 친구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걱정말아요 그대」. ★★★☆

 

[차유정] 컴백앨범을 통해 음악에 대한 그리움과 이제서야 돌아왔음을 말했던 조덕환은 바래지 않은 음악적 구성과 지구력을 드러내며 활동해왔다. 이번 곡에서는 그리움의 대상이나 연민의 발판으로서의 음악이 아닌, 현실을 걸어가는 사람의 음악을 조용하고 나직하게 들려준다, 지난 앨범이 아메리칸 포크락 스타일에 기반을 둔 음악이었다면 이번 싱글은 과거 자신이 주축을 담당했던 들국화의 색깔이 진하게 베어나온다. 스치듯 들으면 최성원의 음악 스타일과 언뜻 겹친다는 느낌도 주지만, 조금 더 여린 보이스 톤에 숨어 심지를 뚫고 나오는 은근 하게 날카로운 감성이 이런 착각을 벗어나게 해준다. 다음 작업이 더욱 기대가 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Fire In The Rain
    조덕환
    조덕환
    김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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