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가라앉은 세상, 일어나라고 말하는 이 음악은 마치 최소한의 재즈 편성으로 들려주는 트립합 같게도 들린다. '네게 심박수라는 것이 있다면, 일어나려무나'라는 말을 건네는 듯한 간결한 연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나 싱어의 목소리와 언어다. 음악인 본인이 동시대 다른 장르에 대한 취향과 피력을 숨기지 않았던 터라 다양하게 들리는 여러 감상은 일견 자연스러울 것이다. 팬데믹 시국에 침묵 보단 역시나 한결 울리는 발언을 택했다. ★★★☆

[조일동] 나윤선이 일렉트로니카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만큼 짙은 적은 없었다. 앨범 안에는 더 다양한 스타일과 분위기를 가진 곡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이 모든 곡을 나윤선이 만들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Xavier Tribolet와 나윤선이 프로그래밍한 사운드는 첼로, 기타와 함께 나지막한 울림이 점점 크게 파문을 일으키는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재즈와는 거리가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시도와 소리를 품어내는 것이 재즈의 미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멋진 재즈의 찰나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앨범의 맥락 속에서 들을 때 노래의 힘이 더 강렬해진다. 반드시 앨범을 들어보시길. ★★★☆

[차유정] 시간을 두고 잊혀진 듯 했던 스탠다드 팝의 감성이 나윤선이 뱉는 하이톤의 목소리와 함께 멋진 화합을 이룬다. 예언과 위안을 쉽게 이야기 하는 시대에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 보는 것. 그리고, 그 출발선상에서 만나는 '새로운 그녀의 시작'이라는 점이 포인트라고 할수 있는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