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1] 에이핑크 「Luv」

에이핑크 ( Apink) 『Pink Luv』
2,38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1
Volume EP
레이블 에이큐브Ent.

[김성환] 에이큐브는 2013년 타 그룹들이 모두 섹시 컨셉의 홍수 속에서 질타를 받을 때 에이핑크라는 그룹의 컨셉에서 1세대 아이돌 그룹 - 특히 S.E.S.를 모델로 삼은 - 의 '순수/요정/소녀' 컨셉을 고집한 덕을 2014년에 확실히 보았다. 「Mr. Chu」의 큰 인기를 통해서 섹시 컨셉에 피로감을 느낀 걸그룹 시장 내 수요자들을 장악하면서 러블리즈같은 비슷한 지향점을 갖는 후배 그룹들까지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번 싱글의 뜨거운 음원차트에서의 반응은 그들을 이 트렌드의 부동의 원톱으로 만들어주는 것까지는 성공하겠지만, 불행히도 신사동 호랭이가 쓴 이번 작품은 (그들의 대표곡으로 통하는 「My My」, 「No No No」의 경우에도 사실 마찬가지였으나) 음악적 악곡 구조 속에서의 '무조건적인 S.E.S. 베끼기'가 이제 도를 넘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편곡이나 모든 면에서 과거를 응용하는 것이 아니라 안일하게 짜집기하는 느낌이라 아무리 좋은 보컬, 좋은 멜로디를 가졌음에도 이 곡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다. (이 비판이 이해가 잘 안가는 분들은 S.E.S.의 「꿈을 모아서」를 들어보고 이 곡을 다시 들어보시길.) ★★

 

[김정원] 「LUV」는 에이핑크라는 그룹이 가진 기본적인 기조인 ‘소녀 감성’에서 그리 벗어나고 있진 않다. 대신 이번 곡의 프로덕션을 맡은 신사동 호랭이는 그 ‘소녀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전보다 비트를 더 강조하고, 브레이크 비트에서 자주 쓰이는 소스를 활용하며 에이핑크가 가진 전형을 약간은 비껴간다. 브레이크 비트에서 자주 쓰이는 소스를 활용한 것뿐만이 아니라 아예 브레이크 비트를 정면으로 등장하는 파트를 마련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룹 자체의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약간씩 새로운 지점을 마련하는 에이핑크의 이러한 면모는 그들을 아이돌 내수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게 하고 있다. ★★★☆

 

[박병운] 이 곡에 닿기까지의 여정을 상기해봤다. 데뷔곡 「몰라요」(2011)는 마치 갓 데뷔한 S.E.S의 청초한 이미지에 핑클의 「영원한 사랑」(1999)의 당당함과 포부를 뒤섞은 듯한 이미지였다. 이후의 활동에서 이들의 레퍼런스가 S.E.S임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다. 「My My」(2011)를 듣고 「(‘Cause) I’m Your Girl」(1997)을 떠올리지 않기란 힘들 일이었고, 「NoNoNo」(2013)에서 「꿈을 모아서」(2001)를 발견하기란 더욱 더 쉬웠다. 숱한 맞수들이 노출을 주저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일렉트로니카의 망토를 두를 때까지도 이들만큼은 ‘순정함’을 놓지 않았다. 이 여정의 만개가 「Mr. Chu」(2014)였음은 부동의 사실이다. 이런 이들도 자연스레 소위 컨셉의 탈바꿈을 고민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고, 그 첫 시도는 2012년 풀-렝쓰(full-length) 음반 『Une Annee』(2012)에서 선보인 「Hush」에서 드러났었다. ‘성숙’과 ‘변신’에 천착한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하였다. 「Luv」는 역시나 순정함에서 사랑의 사연에서 얻은 상처로 테마를 옮겼다는 점에서 여전히 ‘성숙’과 ‘변신’을 앞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두 번째 변화 알림 노크인 셈인데, 기존 성공작들이 보여준 탄력과 은근히 잘 빠진 편곡의 재연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 곡을 맡은 신사동호랭이와 범이낭이의 합작은 올해 선정성으로 기억될 몇 곡들이 있었는데, 클라이언트의 특성상 위축되었는지 클라이언트가 담당자를 잘못 찾은 탓인지 올해 마무리는 이렇듯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

 

[열심히] 그룹 에이핑크의 출발점은 결국, 90년대 S.E.S의 현대적 재현이었죠. 이를 감안한다면, (「No No No」에 이어) 이 곡에서도 3~4집 언저리의 S.E.S가 떠오르는 것이 마냥 생뚱맞은 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이들은 그저 추억팔이를 하고 있는 걸까요? 글쎄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제작자들이건 팬덤이건) 90년대 걸그룹에 대해 그 정도의 리스펙이 있었는지부터 궁금해집니다.) 다만, 이 재현이 더 이상 신선하지 않으며, 자기 안에서의 반복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집니다. 네, 「Luv」는 「No No No」를 중심으로 다른 몇몇 곡의 트랙, 멜로디를 조합해 만든 '새 곡 아닌' 새 곡입니다. 기청감을 벗어나지 못하는 후렴구, 여전히 담담히 멜로디만 따라가는 보컬이나, 다소곳한 선에서 조율되는 안무의 선 등 아무래도 식상한 부분이 많아요. 활동 초기 팀의 정체성을 잡는 데에 기여했던 이들의 음악이, 이제는 팀의 뒤주가 된 인상이에요. 모든 그룹에 변화를 강제할 필요는 없지만, 초기 이들의 컨셉이 그렇게나 오래, 깊이 우려먹을 만한 것이었는지 곰씹어보게 되는 싱글. ★☆

 

[차유정] 별다른 느낌없이 계속 쏟아지는 걸그룹의 홍수 속에서 에이핑크는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부분이 아닌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 팀이 오래 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곡의 구성력이 탄탄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듣기 좋은 팝넘버에 걸맞는 세련된 변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외형적인 변신이 아닌 가사에 힘이 실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언제나 예쁜 숙녀로 남을수 만은 없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Luv
    신사동호랭이, 범이냥이
    신사동호랭이, 범이냥이
    신사동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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