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86-5] 엔믹스 「Dash」

엔믹스 (Nmixx) 『Fe3O4 : Break』
36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1
Volume EP
장르
레이블 제이와이피 Ent.
유통사 드림어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데뷔 당시 언론의 큰 주목과 K-Pop 팬들의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그들이 데뷔 때부터 내걸었던 ‘믹스팝’에 대한 대중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인해 조금 방황을 해야 했다. 사실 그간 그들이 ‘믹스팝’을 자신들의 음악적 방향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했다. 21세기 K-Pop의 역사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믹스팝’의 선조라 규정할만한 (소녀시대의 「I Got A Boy」(2013) 같은) 히트곡들도 대중에게 모두 환호를 받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지향의 곡들은 여러 독립된 악곡들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것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재미를 대중이 받아들이면 ‘히트곡’이 된다. 하지만 그 ‘조합’이 부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들리면 차트에서 금방 탈락하는 운명을 맞고 만다.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엔믹스의 데뷔 싱글 「O.O」(2022)와 「Dice」(2022)는 뭔가 덜 매력적으로 조합된 느낌이 찜찜하게 남았던 곡이었다. 결과적으로는 『Expergo』(2023)과 『A Midsummer NMIXX’s Dream』(2023)의 타이틀곡들은 그 아쉬움에선 벗어났으나 ‘믹스팝’의 야심은 줄어든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이는 또 역으로 골수팬들에게 그룹의 정체성을 버리냐는 비판(?)을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이번 EP 『Fe304: Break』(2024)은 그들에겐 매우 중요한 작품이었고, 다행히도 이 앨범에 실린 6곡의 노래들은 제작팀이 균형감각의 선을 제대로 파악했다는 느낌을 전한다. 특히 이 곡 「Dash」는 그 점에서 앞으로 이들의 믹스팝으로 계속 간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제시해준다. 일단 전반부-중반부를 관통하는 밀레니엄 알앤비를 떠오르게 하는 리듬과 비트, 중간중간 훅으로 반복하는 ‘I Wanna Dash~’의 악곡이 곡의 색깔을 규정한다. 하지만 클라이맥스로 유도하는 록킹한 메이저 스케일의 짧고 밝은 악곡을 브릿지에 적절히 믹스하여 엔딩부를 위한 확실한 분위기 환기 역할을 수행한다. 무조건 대등한 믹스가 아닌, 주된 흐름을 지키면서도 곡의 분위기 변화로 새로운 텐션을 주는 것이다. 뭐 이미 K-Pop 팬들에게 인정받은 멤버들 전원의 안정된 가창력은 말할 필요도 없이 멜로디의 매력을 잘 살린다. 조금은 정체된 그룹의 상황을 타개할 적절한 선택을 담은, 한 단계 발전한 결과물이다.    ★★★☆

 

[유성은] 엔믹스가 믹스팝을 구사하는 필연성은 여자 아이돌 중심의 기획사 JYP의 사정과 맞물려있다. 일렉트로닉팝 베이스의 중독성있고 캐치한 트와이스, 멜로디를 줄이고 파워풀한 걸크러시를 강조한 있지, 트와이스와 비슷하지만 좀더 아기자기하고 일본 시장에 특화시킨 멜로디 중심의 니쥬가 이미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엔믹스는 또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음악부터 안무까지 가장 난해하고 키치한 걸그룹팝 데뷔곡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O.O」로 시작한 엔믹스의 여정은 데뷔곡이나 후속곡부터 바로 대중적인 큰 사랑을 받은 선배들의 길과는 사뭇 달랐다. 걸크러쉬한 「Dice」(2022), 7명의 멤버가 6명으로 재편되는 혼돈 속에 원더걸스의 히트곡들 처럼 중독성에 방점을 둔 「Love Me Like This」(2023), 트와이스에 가장 가까웠던 「Party O’clock」(2023) 까지. 갈지자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최소한 믹스팝이란 본인들에게 부여된 정체성은 지켜가면서 3년이란 시간을 바쁘게 걸었다. 경쟁자들이자 한발 앞서가는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뉴진스같은 팀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Dash」에 이르러 대중들에게도 환영받는 해답을 도출했다. 올드힙합과 팝펑크를 절묘하게 조합시키면서도, 4명이나 되는 보컬멤버들을 잘 활용한 자유도 높은 재지한 화음구성(이미 신곡 공개 티저에 아카펠라 화음으로만 곡을 구성해서 공개해온 내공을 싱글에 직접 반영했다.), 장르뿐만 아니라 빠르지 않은 곡의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가지고 놀면서 2분 47초간 믹스팝의 정수를 선보인다.전성기 시절의 레드벨벳이나 에프엑스가 생각나는 실험성이 흘러 넘친다. 그리고 이 모든 믹스의 합을 어색하고 무리없이 청자에게 납득시키는 대중성도 지니고 있다. 이 곡뿐만 아니라 선공개곡인 「Soñar (Breaker)」나 수록곡 「Run For Roses」역시 좋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규진을 위시한 멤버들 모두가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요상하고 격렬한 안무를 소화해내는 완성도까지 갖췄다. 세계관 보다 음악 자체가 이름표인 엔믹스, 반격의 시작이다. ★★★★☆

 

[이아림]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늘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Fe3O4: BREAK』를 통해 엔믹스는 자신들의 방향성을 또렷이 드러낸다. 엔믹스가 내세운 믹스팝은 장르의 혼합과 변덕스러운 전개가 난해하다는 인상이 강했고 그로 인해 각 멤버들의 실력보다 엔믹스의 음악이 덜 조명받곤 했다. 그러나 시그니처 사운드를 기점으로 변모하는 명확함과 역동성은 엔믹스의 전유물처럼 이들의 주요한 특징이자 강점이기도 하다. 기존의 통통 튀는 발랄한 이미지를 카리스마 가득한 컨셉으로 변경한 것도 눈에 띄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DASH」가 앞선 특징들을 매끄럽게 풀어간다는 사실이다. 「Dice」처럼 고난이도의 고음을 발산하는 짜릿함이나 선공개한 「Soñar (Breaker)」가 외국어를 통한 이색과 재미를 남겼던 것에 비하면 임팩트가 덜하기는 해도, 포문을 여는 릴리의 도입부와 규진과 지우의 랩에서 파생된 기운은 저돌적이고 강렬하다. 돌진의 면모가 가득한 곡에서 반복되는 가사의 중독성은 크고, 정돈된 음악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흥미로운 곡이다. 어쩌면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여주는 일관된 특징은 믹스토피아라는 설정의 이해를 돕고, 그 결과 곡이 전환되는 것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DASH」란 곡이 세대를 구분 짓는 새로운 지표가 되길, 그럴 수 있도록 널리 알려지고 오랜 시간 사랑받기를 기대해본다. ★★★☆

 

[천경철] 음악적 무단횡단. 무단횡단이 요긴할 때도 있잖은가. 추운 새벽바람에 차가 안 다니는 도로를 구경하며 그냥 서 있을 수는 없잖은가. 여기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신호등처럼 기승전결의 ‘전결’이 빠진 ‘기승’ 만으로 길을 건너라고 하는 신호등 만 있는 것 같다. K-Pop 아이돌 음악을 놓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늘어놓냐고 하겠지만, 이 곡에는 전주가 있으되 엔딩이 없다. 미들과 맺음이 없이 중간에서 질라버렸다. 근데 이게 멋이 있다. 멋. "I wanna dash, Run it dash"는 단순히 신호등에 불과하다. 거기를 따라가다 보면 길을 건너가 있다. 이건 불규칙을 가중시키는 게 아니라 새 규칙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제 K-Pop은 너무 지겹다. 기승전결만 갖고 그만 할 때 되었다. 줄을 지우고 신호수의 안내만 갖고 나가보자.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Dash
    Deza, 원지애, 정다연, 백새임, 오현선, 릭브릿지스, 김인, 형근, 위클리, 성유진
    퍼프, 스트롱드래곤, 씨샤
    퍼프, 스트롱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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