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7-2]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 「마이쇼 머스트 고온」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 (Asian Spice House) 『나불행행 : Dukkha』
48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1
Volume 1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브로드웨이
유통사 오감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3인조 혼성 일렉트로닉 밴드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의 첫 정규 앨범 『나불행행 : Dukkha』의 타이틀곡. 뮤지션과 컨텍스트 디렉터, 비주얼 디렉터가 결합한 조합이기에 단순히 음악 자체만으로 이 팀의 음악을 완전히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불행을 벗는 행위’라는 앨범 제목 표현의 뜻풀이와 발음 그대로 읽을 때 나는 소리가 보여주는 모순적 차이처럼 이들의 음악적 지향의 본질도 이와 비슷하다. 마치 액운을 쫓아낼 때 선조들이 한판 굿판을 벌였던 것처럼, 이 곡은 7080고고장 디스코 드럼 리듬과 경음악적 분위기의 사이키델릭한 기타 연주의 결합으로 ‘한판 춤판’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신나게 춤추면서 불행했던 일들을 망각하자는 의미일 것일까? 특히 끝 마무리에서 활용되는 칩튠 사운드의 키치함은 곡의 지향점이 완벽하게 ‘70년대 말~80년대 초’에 있음을 확인사살한다. ‘디스코 록’ 시대의 향수도 자극하면서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했기에, 일면 키치하지만 촌스럽지 않고 청자의 흥을 끌어올리는 데 최적인 곡이라 생각한다. ★★★★

 

[정병욱] 누구나 무엇이든 참조할 수 있고, 심지어 AI가 이를 대신할 수도 있다고 할 때, 인간의 창의는 결국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는 ‘맥락’과 이에 공감하는 ‘접점’에서 발생한다. ‘불행을 벗는 행위’를 뜻한다는 생소한 한자어의 팀이름 ‘나불행행’(裸不倖行)의 음악 지향과 의도를 파악하는 일 역시 이들이 핵심적으로 활용한 원본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과거 조선시대 혹은 그 전부터 불렸을지 모르는 장타령꾼의 「장타령」이나 각설이패의 「각설이타령」의 고유 뉘앙스, 그것의 주요 가사인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메시지를 인지하는 게 이 노래의 주제인 ‘My show must go on’을 받아들이는 근간이라는 것. 다만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는 듣는 이를 굳이 차분하게 혹은 치밀하게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주어진 맥락을 깊이 이해하지 않아도 될 강렬하고 직관적 조각들만 정제해 결합함으로써 살풀이처럼 카타르시스를 풀어내고 있다. 이 모든 게 (그저 고통스럽고 불행하기만 한 현실이 아니라) 희극이고 비극이자 쇼라며 경박하고도 복잡미묘한 웃음을 짓는 듯한 이박사 스타일의 뽕짝 비트가 처음이자 끝이다. 이후 미 서부극의 한 장면처럼 황량한 무대 위 고독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 톤이 등장하고, 가사나 원본 그대로의 멜로디 없이도 충분히 「각설이타령」의 인상을 살려내는 리프가 반복된다. 내내 록킹하고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구성, 종지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장난스러운 칩튠까지. 의도와 맥락이 명료하며 주어진 재료들을 단순하면서도 재밌고 신선하게 조합한 구성이 좋은 곡이자 앨범이다. 하필 지난해 (분명 전혀 다른 음악이지만) 비슷한 뉘앙스와 정서의 『뽕』(2022)이 먼저 등장해 주목받아 이들의 창의가 상대적으로 빛을 덜 발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 아닌 아쉬움이다. ★★★☆

 

[차유정] 내가 만든 불행과 순간순간 빠져나오기 위한 유희를 절망하며 바라보는 한 인간의 시야가 고독하게 춤을 춘다, 60년대 초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캄보디아를 물들였던 싸이키델릭의 한 때를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의 구성과, 누구라도 친숙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비트가 결합해 나른하지만 굴곡있는 몰입감을 만들면서 마음을 파고든다. 일정 멜로디의 반복이 불러오는 환각 현상이 댄스뮤직의 한 형태로 자리잡은지도 어언 20년이 지나가는데, 실로 오랜만에 몰입을 통한 감정의 이완을 선사하면서도 심드렁한 영혼을 잊지 않는 곡이 나왔다는게 그저 신나고 고맙기만 하다. '질주'가 목표가 아닌 매듭과 안녕을 위한 비트뮤직의 도착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마이쇼 머스트 고온
    -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
    아시안스파이스하우스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50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