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곡 치고 첫인상은 꽤 평이합니다. 아마 공백기가 만든 기대치 탓이겠지요. 다만 이 평이함은 아이디어의 고갈보다는, 공백 및 대중의 반응에 대한 극히 신중한 선택에 의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정제된 리듬과 보컬의 리드를 해치지 않게끔 배치된 사운드들의 담백함 같은 것들이, 결과적으로는 어느 트렌드로도 쉽게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사운드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결국 이런 곡에서 가장 돋보여야 하는 것은 보컬과 가사, 멜로디일 것이겠죠. 살짝 ‘어’ 싶은 가사의 2017년스러움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요소는 준수하게 뮤지션의 기본기를 잘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곡이라기보단, 조심스럽게 정돈되면서도 대중적인 어프로치를 보여주려는 시도에 가깝게 들립니다. ★★★

[유성은] 지난 긴 공백 간의 소회. 또는, 대신 죽어줄 수도 있었을 어떤 대상과의 이별에 대한 회한. 이 감정들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풀어낸다. 딘만이 가진 ‘한 걸음 멀리서 들려오는 서늘한 음색’은 화자의 간절한 마음 따위는 모르겠다는듯 여전히 쿨하게 유지되어 곡의 뉘앙스를 평탄하게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곡 후반부에 배치한 아카펠라로 도래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종교적 느낌까지 잘 살려냈다. 이별같은 건 나의 마음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듯, 듣기 시작하면 끝없는 반복재생을 부르는 계절의 배경음악으로 무척 적합한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