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5-2] 적란운 「靑山」

적란운 『亂』
62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0
Volume EP
장르
유통사 사운드리퍼블리카
공식사이트 [Click]

[유성은] 밝고 진취적인 ‘청년’을 닮은 음악에, 하늘로 솟구치듯 청량함을 가득 담은 기타 사운드의 속도감이 인상적인 곡으로, J-Rock 밴드인 Novelbright의 「Walking With You」(2018)나 04 Limited Sazabys의 「Squall」(2018)에서 접했던 질주감과 대중성이 떠오른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반영된 풋풋함과, 드럼-베이스를 기반으로 탄탄한 연주력이 조화를 이루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보컬의 표현력도 섬세하다. 기타 사운드가 질주하면서 후렴을 넘어 엔딩을 향하는 부분이 이 곡의 백미. ★★★☆

 

[이아림] 늦겨울에 나타나 「푸른파란」(2023)을 노래하던 밴드는 늦가을의 쌀쌀한 바람처럼 호쾌한 기타 사운드를 담은 EP 『란(亂)』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세상에서 느끼는 회의와 의문들을 모아 노래하는 밴드’라는 적란운의 소개는 명료하지만, 어지럽다는 뜻의 앨범명대로 이들이 다루는 회의와 의문은 복잡다단하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줘" (「신기루」)와 같이 표현의 방식이 상당히 직설적임에도 뜻 모를 모호함이 남는 건 곡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정의 심상만이 존재하며, 삶에 대한 의구심과 소망은 철학의 근간에 가깝기 때문이다. 적란운의 곡 대부분은 과거를 향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고, 우울로 잠식되기 쉬워 보인다. 그러나 적란운의 음악은 듣기에 어렵지 않고 밝은 에너지와 함께 기묘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이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파워풀한 연주로 청자를 현재에 붙들어 놓고, 여느 인간사가 그러하듯 각자의 사연으로 적란운의 혼란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비록 고뇌를 향한 과정은 듣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감상 끝에 남는 뭉글한 마음은 가사와 유사한 감정적 경험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낯설지 않다. 타이틀 「靑山」 역시 지난날 두고 온 마음을 노래하며 미련과 그리움으로 아릿하고, 고통의 경중과 관계없이 경험했던 상실의 아픔을 되새기게끔 한다. 목적어 없이 ‘바라보고 있어요’라는 기약 없는 기다림까지 울적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청량한 멜로디와 약진하는 기타 연주가 빚어낸 긍정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후주의 기타 변주에서 찰나의 이질감이 들기는 하나 곡의 다채로움을 이끄는 만큼 재기발랄하며, 힘차게 몰아치면서도 뒤로 빠진 드럼은 보컬의 선명도를 보조해 곡을 풍성하게 만든다. 하늘의 저수지라고도 불리는 적란운처럼 밴드 적란운이 머금은 잠재력이 앞으로 어떻게 쏟아질지 기대되는 음반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靑山
    김준경
    김준경
    김준경, 홍재혁, 김승준, 고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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