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50-1] 모스트배드애스아시안 「Officer」

모스트배드애스아시안 (Most Badass Asian) 『Racism』
1,80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5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스톤쉽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분노를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방법으로 터트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방법이 드러나면 분노가 죽고, 분노가 드러나면 균형이 무너진다. 중요한 건 이들이 분노하는 방식에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적재적소에 생각하려 애쓴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런 점이 그들의 묘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세상에 화를 푸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그 점을 촘촘하게 밀어넣은 전략 속에서 실천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그룹은 많지 않다. 그런 곳에서 오는 자신감은 결국 견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굳이 스웩을 외쳐대지 않아도 그들은 돋보인다. 힙합의 에티튜드를 고스란히 지켜가면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만큼 파급력이 높은 싱글이다. ★★★★

 

[김성환] 같은 댄스 크루에 속했던 세 명의 춤꾼들 - Neal, EK, BOLA - 가 직접 랩퍼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결성된 힙합 트리오 모스트배드애스아시안은 「That's My Team」(2015)으로 데뷔한 후 EP 『Most Badass Asian』(2017)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확실히 표출했다. 그렇게 자신들의 음반과 함께 '청운의 꿈'을 안고 떠났던 SXSW로 가던 길에 공항에서 '인종차별'에 가까운 입국심사 트러블에 휩싸였던 이들은 그 때의 경험을 이 곡 속에 풀어놓았다. 가사의 공감대 형성에 있어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들의 입장을 되새겨 본다면 감정을 넘어서는 거친 욕설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특히 노이즈 속에서 저음으로 반복하는 후렴 랩 파트는 곡의 음산함에 크게 기여한다. 그들의 이전 발표곡들에 비해 흥은 좀 부족하지만 자신들의 입장을 말하는 곡에 꼭 유흥을 요구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김정원] 《Campaign Against Racism》의 일환으로 나온 두 곡의 목적은 캠페인의 이름만큼이나 분명하다. 모스트배드애스아시안(이하 MBA)과 던말릭이 지난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SXSW (South by SouthWest)》에 참여하기 위한 미국 입국 과정에서 현지 직원들의 인종차별적 태도와 함께 입국을 거부당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 등장한 다소 비뚤어진 아메리카니즘에 입각하여 벌어진 지극히 노골적인 차별이었다. 그래서 던말릭의 「Yellow」(2017)와 MBA의 「Officer」는 모두 분노에 가까운 정서가 지배적인 편이다. 대신 전자가 비꼬는 뉘앙스와 전복적인 관계 설정을 시도하는 반면, 후자는 그에 비해 보다 정직하고 직선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한다. MBA라는 팀이, 그리고 팀을 구성하는 멤버들이 아직까지 어떤 힙합을 보여주려 하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어쨌든 차별에 맞서 자신들의 태도를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견지해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

 

[정병욱] 「Officer」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되는 《SXSW (South by SouthWest)》에 초청되었으나 막상 쇼케이스는 커녕 입국 거부에 24시간 구금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모스트배드애스아시안의 분노에 찬 디스랩이다. 당국의 입장이나 법적 논리야 어찌 됐든 강경한 권력과 배제의 논리에 대항하는 것은 예술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기에 본격적인 감상 이전부터 조건 없는 지지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래도 일찌감치 사회참여적인 가사를 써온 제리케이나 같은 사건을 겪고 한발 앞서 「Yellow」를 음원 발표한 던말릭 등 스톤쉽 소속 선배들과 대조해 부족한 이름값 때문인지 본 그룹의 행보로서는 덜 주목받고 있는 모양이지만, 노래의 어둡고 독한 분위기와 가사의 날카로움은 선배들의 그것 이상이다. 무엇보다 그룹의 뿌리가 댄스 크루라고 전혀 생각되지 않을 만큼 Neal의 비트는 트렌디하고 래핑 또한 자기 색이 확실하다. 벌스는 (당연히 고의적으로) 다소 헐겁게 짜였지만 거의 완전에 가까우리만큼 비트와 통일된 무드로 유지되는데, 이는 프로듀서와 작사가, 퍼포머 등이 하나의 뮤직 크루로서 하나의 공통된 집단의 경험을 공유해, 작가 정신과 연주의 합일을 가능하게하기 때문이리라. 가사의 대부분이 영어지만 그것을 나쁘지 않은 딜리버리와 쉬운 표현으로 전달하고 있어 청자가 가사를 즐기기에 부족함은 없다. 비트와 플로우에 새로움은 전혀 없지만 작금에 통할만한 시의적인 것이며, 하다못해 21세기에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가사마저 그것이 구시대적이라는 편견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 마냥) ‘진짜 현실’이니 만큼 납득할 수밖에 없는 노래다. ★★★☆

 

[차유정] 느끼는 것 이상으로 메시지를 드러내야 한다는 강박을 넘어서, 청량하고 매끈한 랩 스타일을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듣고 나면 감정적으로 무거운 짐을 떠안은 듯한 기분을 안겼던 곡들과는 확연히 차별점이 존재하는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 쓸데없는 사건으로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이들이 그 사건만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Officer
    EK, Bola
    Neal
    N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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